문화일반

[책]이홍섭 시인, 새 시집 ‘네루다의 종소리’ 상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개인적 경험, 철학적 사유 바탕
- 자연과 인간, 불교적 주제 탐구

강릉을 대표하는 시인 이홍섭이 새 시집 ‘네루다의 종소리’를 상재했다.

이 시집은 시인의 개인적 경험과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 그리고 불교적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시집은 그래서 마치 그의 자서전을 펼치는 것 처럼 그이기에 가능한 독특한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이 시인은 1부에서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전한 시적 공감과 문학적 영감을 시어로 풀어낸다. ‘종소리’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시인의 감정과 삶의 경험을 연결하며, 네루다와의 정신적 교류 속에서 시적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담겼다. 네루다의 영향을 받은 시적 언어와 이미지들이 살아 숨쉬는 이 부분은, 시인의 정체성과 시적 여정의 출발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자연과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아름다움과 슬픔을 다룬다. 시인의 섬세한 묘사는 자연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일시성과 무상함을 표현한다. ‘첫눈이 말하다’에서는 첫눈의 아름다움을 통해 상실의 감정을 표현하며, ‘코스모스는 슬프다’에서는 학창 시절의 추억과 슬픔을 회상하며, 꽃을 통해 인간의 감정적 혼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홍섭 시인

3부는 불교적 세계관과 출가 경험을 시적으로 승화하고 있다. ‘설악무산 대종사 행장’은 시인의 오랜 수행과 스승에 대한 존경을 담아내며, 불교적 깨달음과 자아 탐구의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렸다. 무산 대종사와의 만남은 시인의 정신적 성숙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통해 불교의 ‘적멸(寂滅)’이라는 개념을 시적으로 탐구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생’과 같은 시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과 고독, 그것에서의 깨달음을 담아내며, 불교적 수행을 통해 서정적 깊이를 더하는, 이 시집의 정체성이라고 감히 평가해 본다. 이처럼 개인적 서사와 철학적 사유가 잘 어우러진 이 시집은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 시와 철학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철학적 깊이와 예술적 아름다움이 결합된 시인의 정교한 이미지와 상징적 표현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독을 권한다. 달아실 刊. 96쪽. 1만1,000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