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도계) 출신 정지민 시인이 자신의 첫 시집 ‘석탄’을 펴냈다. 이 시집은 발파 탄광 구멍을 찾는 다이너마이트를 든 소녀의 언어와 계약직 특수교육지도사로서의 자비로운 언어가 하나로 엮여 새로운 시의 세계를 펼쳐낸다. 광부의 딸로 태어난 시인. 수직 갱도를 타고 오른 석탄에게 아버지의 안녕을 묻던 그에게 석탄은 어쩌면 유일한 친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연마되고 조율된 검은 갱도의 말들은 그를 거쳐 시어로 번역됐다. 이 시집은 단순히 광부의 삶을 그려낸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고뇌와 희망을 독특한 시적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안개 탄광의 소녀가 이제는 사람의 마음 속 메마른 땅에 시의 씨앗을 심고 노래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이승하(중앙대 교수) 시인은 “제1시집 출간을 계기로 눈부신 도약을 거듭해 한국 시단에서 중요한 시인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며 “벌써 제2시집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