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출연중이던 드라마의 스태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7)씨가 전 소속사에 약 35억원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1부(김제욱 강경표 이경훈 부장판사)는 6일 강씨의 옛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젤리피쉬)가 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소속사가 패소한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은 "'스태프 성폭행' 사건은 강씨와 젤리피쉬 간 계약 만료 뒤 발생해 강씨가 전속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젤리피쉬는 강씨의 잘못으로 젤리피쉬가 드라마 제작사에 34억8천만원을 배상했다며 청구 취지를 보강해 이에 대한 구상금을 함께 청구했고, 2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전속계약에서 강씨 귀책 사유로 소속사가 제삼자에게 배상한 경우 강씨 수입에서 그 비용을 우선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에 비춰 젤리피쉬가 배상한 돈 전부를 강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강씨의) 범행은 사적 영역에서 강씨의 행위로 발생했고 당시 소속사가 강씨 주거지에서 야간에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처할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19년 7월 자신의 집에서 드라마 '조선생존기' 스태프들과 회식을 하던 중 외주 스태프 1명을 강제추행하고 다른 스태프 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으로 당시 촬영 중이던 조선생존기에서 하차한 강씨는 경찰의 1차 조사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드라마 제작사는 강씨와 젤리피쉬를 상대로 63억8천만원을 지급하라며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강씨와 젤리피쉬가 제작사에 53억8천만원을 물어내라고 판결했다.
이에 젤리피쉬는 다시 강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