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대녕의 소설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는 현실적 절망과 낭만적 동경이 얽히고설킨 강렬한 문학적 탐구의 여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속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윤대녕의 문학적 특성과 그만의 독창적인 서사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속초는 주인공의 내면적 성찰과 치유의 공간이자, 현실의 고통과 방황에서 벗어나려는 장소로 그려진다. 윤대녕의 문학은 현실에서 상처받은 이들의 절망을 그리면서도, 그들이 품고 있는 내면의 동경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주인공들은 자아를 상실하고 혼미한 방황을 거듭하며, 고통 속에서 꿈을 잃은 채 몽중 보행을 지속하는 인물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윤대녕의 인물들은 절망의 심연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며, 그들만의 구원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윤대녕의 문학적 특징인 현실적 고통과 이상향에 대한 갈망이 이 작품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의 주인공들은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동시에 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떠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공간적 이동을 넘어서,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탐구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은 주인공들의 길을 안내하거나, 그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조력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여성 인물들은 때로는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치유의 핵심이 되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닌다. 이는 윤대녕의 문학에서 여성 인물들이 가지는 독특한 역할과 위치를 잘 보여준다. 특히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떠나는 여정은 ‘구도적 여행’의 형태를 띠며,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들이 그들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예를 들어, 상춘곡에서 주인공 ‘나’는 과거의 연인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이러한 서사적 흐름은 윤대녕의 문학이 지닌 구원의 서사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대녕의 문학에서는 구원을 향한 여정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고통과 향유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간다. 이러한 여정은 단순히 외적인 여행에 그치지 않고, 주인공들이 자신 안의 상처와 마주하며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내적인 여정으로 이어진다. 윤대녕의 인물들은 이러한 고통과 상처를 통해 성장하며, 그들의 여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은 이러한 윤대녕 문학의 정수를 잘 담아낸 작품으로, 속초의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작품 속에서 속초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일종의 경계 공간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도시에서 벗어나 속초로 떠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속초의 자연은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현실을 되돌아보고, 내적 평화를 찾기 위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속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인간의 내면과 그 안에 숨겨진 희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윤대녕의 문학은 단순한 서사가 아니라,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그 속에서 찾아야 할 가치를 묻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소설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는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