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확대경]세계 최초 야구고의 꿈

최용민 숭실대 겸임교수

최용민 숭실대 겸임교수.

‘Gathering people(사람을 모으다).’ 모두가 고민하는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기본 모델은 결국 사람의 눈길을 잡는 것이다.

그래야 그 물건을 또 손으로 집고,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기 위해 발길을 돌려 찾아온다. 더욱이 민원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자체라면 더욱 그러하다.

어려움이 발생하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신뢰, 남다른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웃음으로 민원인의 아픔을 보듬는 봉사의 마음이 관공서에서 어우러질 때 한적한 지자체가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필자는 대규모 쇼핑몰인 갖춘 서울 강남의 무역센터에서 신입 직원에서 CEO까지 올랐다. 무역센터에서 높은 빌딩과 전시장이라는 거대한 공룡이 위용을 자랑하지만, 사람을 모으는 비결은 그들이 아니다.

외국인이 서울에 오면 가장 찾고 싶어 하는 곳은 쇼핑몰 내 별마당도서관이다. 그곳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 2014년에 2,5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손님이 크게 늘지 않았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매일 현금이 나오는 16개의 식당을 없애고 1년 사시사철 관리비가 나오는 별마당도서관을 완성했다. ‘볼거리가 있어야 사람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붙잡고 그 프로젝트를 밀어붙인 결과 지금은 연간 4,000만명이 무역센터를 방문한다.

좋은 과실을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농부는 놀랍게도 어린 묘목에 과실이 많이 열리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손해 보는 작업(?)을 한다. 전지 작업을 통해 멀쩡한 가지를 자르고, 몰려 있는 꽃과 어린 열매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다. 어릴 때 영양분이 열매가 아닌 나무로 우선적으로 가게 해 나무가 더 튼실하게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모이게 하는 비법은 나무처럼 젊은이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영월군 상동고는 70년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전교생이 3명에 불과해 문을 닫을 위기에 내몰렸다. 영월군과 동문 등은 뜻을 모아 지난해 8월에 야구부를 창단, 전교생 30여명으로 늘면서 지자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세계 최초로 야구 전문 특성화고라는 원대한 비전 ‘영월, 영월드(Young Worl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사람을 끌어모으는 최고의 비법은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해 기업을 모셔 오는 것이다. 얼마 전 경기도 고양시의 킨텍스 전시장은 영월군의 ‘투자 유치 및 취업 박람회’가 열리면서 경영인과 구직자로 붐볐다. 광역단체가 열 만한 대규모 행사의 주인공이 영월군이라는 데 깜짝 놀랐다. 영월의 물류망과 투자환경이 대폭 개선되면서 경영환경이 크게 나아진 데다 좋은 행정서비스로 정주여건 개선까지 어우러지면서 공장 용지가 완판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창업보육센터라는 인프라를 만들고 자금도 유리한 조건으로 지원하면서 영월이 남다른 행정서비스에 힘입어 청년과 여성에 대한 기회의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젊은이에게 투자하면서 비즈니스 인프라를 개선한 영월군의 사례는 물결을 거스르는 연어처럼 인구 소멸이라는 흐름을 전환 시킬 좋은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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