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개발 소외된 접경지를 기회의 땅으로 바꾸려면

춘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도내 접경지역 6개 자치단체와 국회의원들이 강원일보와 도, 접경지역 시·군 등이 공동 주최한 ‘2024 접경지역 발전포럼’에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접경지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및 일관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진권 강원연구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접경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관광이 아닌 일자리를 중심으로 새 틀을 짜고, 기업 유치 등 경제적인 차원에서 접경지 발전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접경지역에 세컨드하우스 주택자의 세금 면제 방안, 고부가 산업 유치, 수도권과 접경지역 간 도로망 확충, 남북협력기금의 접경지역 발전 기금 전환 등을 제시했다.

접경지역은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이지만 상호 경제 협력과 군사적 신뢰 구축 등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며 통일의 길목이 될 지역이다. 하지만 1953년 7월27일 남북이 휴전한 이후 70여년이 넘도록 군사 관련 규제로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낙후됐다. 국가 안보의 최전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규제 비용만 물고 편익은 가져오지 못하는 모순된 정책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국토기본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없어 한계가 있다. 또한 재원 조달을 위한 별도의 근거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지원사업의 실효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춘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이 자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하고 평화경제특별구역 설치 대상 지역으로 도내 접경지 6개 시·군이 결정됐다. 하지만 특구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전부 지원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로 엄격하게 제한됐던 접경지역 개발의 숨통만 트인 셈이다. 자칫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첫 삽만 뜬 채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농·생명바이오 산업 육성, 첨단산업단지 조성, 세계평화공원 등 관광지 조성, 동해북부선 철도·고속도로 등 물류를 결합한 관광·물류 분야 복합 특구 조성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접경지역의 개발과 투자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재정력이 빈약한 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접경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나씩 실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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