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로세토 효과’

미국 펜실베이니아 동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로세토(Roseto) 마을. 주민들의 심장병 발병률이 미국 전체 평균의 절반 이하로 나타나자 학자들은 이유가 무엇인지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삶의 환경이 비슷한 이웃 마을과 비교를 해 보았다. 하지만 소득·주거환경·의료시설·음식 등 통상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이 마을에는 아픈 이웃이 있으면 함께 돕고, 경제적으로 파산한 이웃이 있을 때면 그 가족을 공동체가 돌보는 로세토 마을의 이웃 간 유대감과 강한 응집력이 있었다. ▼미국의 사회학자 존 브룬 박사와 의사 스튜어트 울프의 저서 등 다양한 연구에서 밝힌 ‘로세토 효과’는 소득이 낮거나 먹는 음식이 상대적으로 부실해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지역보다 더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을 말한다. 이는 이웃 간 신뢰와 상호 존중의 공동체 문화가 가난 또는 사회적 불평등에서 오는 질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올해는 어려운 이웃들이 더 춥고 긴 겨울을 맞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벌써부터 연탄이나 김장김치 등의 후원이 크게 줄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도 후원자들의 발길이나 후원물품이 대폭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소외계층을 보듬는 온정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서로 나누는 마음에서 행복을 찾고 희망을 선사할 수 있다면 참으로 흐뭇한 일이 아닐까. ▼지구촌을 누비며 구호 활동을 하다 1993년 세상을 떠난 배우 오드리 헵번은 별세 직전에 맞은 크리스마스 때 샘 레븐슨의 시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을 유언처럼 가족들에게 들려줬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손이 붙어 있다는 것을/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알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위한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남을 돕는 손이라는 것을.’ 이 시를 인용하며 올겨울 많은 이들이 이웃들과 온정을 나누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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