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최대 40㎝가 넘는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습설이 쌓인 나무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60대가 깔려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용인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께 경기 용인시 백암면의 한 단독주택 앞에서 60대 A씨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날 사고는 제설 작업을 하던 A씨 머리 위로 눈이 쌓인 나무가 갑자기 넘어지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습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붕괴 사고도 잇달았다.
이날 오전 3시 25분께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의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지붕면이 내려앉았다.
사고로 이재민 1명이 발생했으며 다친 사람은 없었다.
대설경보가 발효 중인 시흥지역의 이날 오전 7시 현재 누적 적설량은 30.8㎝이다.
전날 오후 9시께는 평택시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지붕과 철제 구조물이 무너졌다.
당시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8시 40분께는 양평의 농가 내 천막형 차고에서 제설 중 붕괴가 일어나 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밤 11시 30분께 안성시 공도읍에서 육교 지붕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보행자 안전조치 등을 완료한 뒤 현장을 시에 인계했다.
112와 119 신고도 폭주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는 총 1천485건이다.
신고 유형별로는 교통사고 31건, 안전사고 162건, 교통 불편 1천292건이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역시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눈피해 신고가 잇달아 총 629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활동 유형별로는 구조 3건, 구급 11건, 제설 12건, 고드름 제거 1건, 도로 장애 285건, 기타 317건이다.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해 대응하고 있다.
전날 0시부터 이날 4시까지 누적 적설량 상위 5개 지역은 광주 43.7㎝, 군포 41.3㎝, 의왕 39.3㎝, 평택 37.1㎝, 수원 37㎝ 등이다. 평균 적설량은 24.2㎝를 기록했다. 현재 도내 21개 지역에 대설경보가, 10개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대설주의보는 같은 시간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서해상 눈구름의 영향으로 이날 밤까지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남부 5~10㎝, 많은 곳은 15㎝이며, 북부는 1~5㎝이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강원지역에도 밤사이 폭설이 지속돼 30㎝ 안팎의 눈이 쌓였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쌓인 눈의 양은 내륙은 평창 대화 30㎝, 원주 치악산 27.1㎝, 횡성 청일 24.6㎝, 횡성 22.9㎝, 원주 문막 19.6㎝, 홍천 서석 18㎝, 원주 14.3㎝, 원주 귀래 13.2㎝, 홍천 12.3㎝, 춘천 남산 12㎝ 등을 기록했다.
산간은 정선 사북 13㎝, 미시령 12.5㎝, 삼척 하장 11.8㎝, 삽당령 10.5㎝, 조침령 10.1㎝, 향로봉 9.7㎝, 인제 기린 6.8㎝ 등의 눈이 쌓였다.
밤사이 폭설이 지속되면서 소방 당국에 관련 신고도 잇따랐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나무 쓰러짐 등으로 인한 도로 통행 불가, 간판 손상 등 폭설 관련 119 신고는 총 110건이 들어왔다.
교통사고 외에 자연재해로 인해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시설·정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횡성에서는 이날 오전 5시 3분께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사 일부가 무너지면서 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전날 횡성에서 나무가 전신주 위로 쓰러지면서 274호의 전력 공급이 끊겨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으나 17호 4가구에 대한 복구가 늦어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이틀째 불편을 겪고 있다.
미복구 가구에서 화목보일러, 일부 난방기구 사용이 가능해 대피 상황은 없었으며 한전은 이날 전력 복구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많은 눈이 내리면서 현재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62곳에 대한 출입은 통제된 상태다.
또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3편이 결항하면서 하늘길 이용에도 이틀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시령 옛길인 군도 8호선 델피노 입구∼미시령 정상 6.6㎞ 구간도 무기한 전면 통제돼 고성군은 우회 노선으로 군도 8호선(미시령옛길)은 국지도 56호선 미시령터널(인제 방향)을, 국도 7호선(간성읍)은 국도 46호선 진부령 방면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도는 지난 26일 오후 10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호우·대설 대비에 힘쓰고 있다.
이날 강원지역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눈 또는 비가 곳곳에 이어지겠다.
예상 적설량은 중·남부 내륙·산지 5∼10㎝(많은 곳 15㎝ 이상), 북부 내륙·산지 2∼7㎝, 중·북부 동해안 1㎝ 내외다.
기상청은 중·남부 내륙·산지에 5∼20㎜, 북부 내륙·산지에 5㎜ 내외, 동해안에 5㎜ 미만의 비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많은 눈으로 인해 차량이 고립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교통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운전할 경우 월동 장비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많은 눈으로 나무 쓰러짐 등 피해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