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사랑·힐링으로 가득 채워진 새해 극장가

사회복무요원과 복지사의 동거 생활

■사일런트 러브=“그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어, 그 손으로 나를 구해줬어.” 방황하던 시절 한순간의 실수로 목소리를 잃은 ‘아오이’는 학교 청소부로 일하며 무미건조한 삶을 이어간다.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지만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미카’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아오이는 작업 중 운명적으로 마주한 흐느껴 우는 미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며칠 후 아오이는 폐강당에서 피아노를 치는 미카를 발견하고 그녀가 빛을 되찾을 때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살짝 건드리는 검지와 발리 전통 악기 가믈란 볼의 섬세한 음색뿐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가까워질수록 운명의 소용돌이는 그들을 삼키며 예기치 못한 시험을 던진다.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담당한 이 작품은 조용한 마음의 교감을 통해 상처와 치유, 그리고 사랑을 그린다. 15세 관람가. 116분.

■페라리=1957년, 전 세계를 뒤흔든 ‘페라리’의 충격 실화가 드러난다. 파산 위기에 몰린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가 회사의 존폐를 걸고 싸우고 위기는 그의 개인적인 삶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아내 라우라와의 끝없는 갈등, 그리고 아들 피에로를 페라리 가문으로 인정하라는 또 다른 여인 리나의 압박이 그의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설상가상으로 페라리가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며 그의 주변은 혼란으로 가득 찬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한 가운데 1957년 여름 엔초는 모든 것을 걸고 단순한 자동차 경주가 아닌, 회사의 명운이 달린 마지막 승부수로 이탈리아 전역 공도를 가로지르는 1,000마일 레이스 ‘밀레 밀리아’에 도전한다. ‘밀레 밀리아’ 경주는 엔초와 그의 동료들에게 단순한 레이스 이상의 의미로 이탈리아 전역을 달리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싸우고 도전한다. 15세 관람가. 131분.

■부모 바보=매일 지각하고, 늘 똑같은 옷만 입는 사회복무요원 ‘영진’. 담당 사회복지사인 진현은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중, 출근길 다리 밑에서 영진과 마주친다. 알고 보니 영진은 아버지의 집에 방이 없어 다리 밑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사정을 들은 진현은 영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게 된다. 진현과 영진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진현은 점점 영진에게 마음이 동한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를 깊게 파고들거나, 사연을 지나치게 설명하지 않고 반복되는 상황과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에 깃든 미묘한 감정을 포착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서사를 대신해 자리를 채우는 건 스쳐 지나가는 상황, 반복되는 상황 속에 인물들이 받는 인상으로 침묵과 반복적인 이미지, 독특한 사운드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여운을 남긴다. 인물들이 지나간 흔적들을 오래 바라보며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순간들을 찾아낸다. 15세 관람가. 100분.

홍예빈기자

새해의 시작, 마음속 깊이 새길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찾아온다. 상처를 딛고 마음의 교감으로 사랑과 치유를 그려낸 ‘사일런트 러브’가 관객들을 만난다. 회사의 존폐와 가족의 갈등 속에서도 끝없는 도전으로 전설이 된 엔초 페라리의 실화를 그린 ‘페라리’와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감정을 포착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부모 바보’도 각각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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