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이 완료되기까지 경찰과 공수처는 숨가쁜 '7시간'을 보냈다.
'체포 작전'은 이날 새벽 3시20분께부터 시작됐다. 밤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을 지킨 윤 대통령 탄핵·체포 찬반 집회 참가자가 6,000여명에 달한 만큼 경찰은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명을 투입해 현장관리를 시작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5시10분께 대통령경호처에 영장을 제시하고 집행 협조를 구했지만, 호위무사를 자처한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에게 가로막혔다.
여기에 주변 시위대가 몰려들어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교착 상태는 '공성 병기'가 투입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오전 7시께부터 경찰은 철조망을 절단하고 차벽을 넘기 위해 사다리와 절단기를 보급했다.
오전 7시30분께 경찰과 공수처는 관저 출입문을 넘는 데 성공했다.
물꼬가 트인 이후에는 '파죽지세'처럼 집행 인력들이 관저 내부를 빠르게 장악해나갔다.
오전 7시33분 1차 저지선을 돌파했고, 7시48분 2차 저지선을 우회했다. 7시57분 철문과 차벽이 쳐진 3차 저지선 앞에 도착했다. 이후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관저 내부로 들어가 영장 집행과 관련한 협상에 돌입했다.
2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10시33분께 영장을 집행해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와 대치하다가 약 5시간 만에 철수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까지 거론되는 상태에서 최대 2박3일 장기전을 준비했던 점을 고려하면 절차는 비교적 신속하게 마무리됐고 우려했던 충돌이나 극렬 저항 등 돌발 사태도 없었다.
이번 체포영장 집행이 수월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경호처의 소극적 태도가 꼽힌다. 1차 집행 당시 관저 저지선에 '인간띠'로 동원됐던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과 33군사경찰경호대도 이번에는 동원되지 않았다.
저지하는 인력은 적었던 반면 진입하는 경찰은 2차 집행 투입인원을 1차 때보다 8배 이상, 1,000명선으로 대폭 늘려 '인해전술'로 압박했다.
모두가 예상한 관저정문 외에도 관저 뒤 매봉산 등산로를 통한 침투 역시 계획하며 경호처의 시선을 분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