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 간의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박 의원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짱구'라고 표현하자 여당 의원들이 야유를 하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박 의원은 먼저 과거 청와대에서 최 대행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인연을 소개하고는 '트럼프 관세 폭탄에 최 대행은 대책이 있나' 라는 취지로 "트럼프를 만나 설득해야 한다. 통화라도 해야 되는데 다 시도해봤지만 안 되고 있다"면서 미국 포린폴리시의 관련 자료를 보여줬다.
이어 최 대행이 학창 시절 공부를 매우 잘해 이른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천재였다고 소개하며 "최 대행의 학창 시절 별명이 '짱구' 아니었느냐"며 "그런 천재 짱구가 대한민국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야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위해 짱구 노릇을 해서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료의 의미가)트럼프 대통령은 곧 탄핵되고 감방 갈 윤석열 내란 세력은 손절하고 상대 안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다면 윤석열을 조속하게 탄핵하는 것이 최고의 경제, 외교정책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런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왔고, 점차 여당 의원들의 언성이 높아지자 박 의원도 "저보다 저기서 질문을 더 한다. 계속 떠드세요"라고 응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 질문과 답변을 잘 듣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조용히 하고 들으시라"고 1차 주의를 줬지만, 공방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어 박 의원이 최 대행의 답변 내용을 문제 삼아 "그게 천재들이 하는 답변인가. 그것이 짱구들이 하는 곤조인가. 그러면 안 된다"고 쏘아붙이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고성 항의가 터져 나왔다.
박 의원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언성을 높였고,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양측의 설전 수위는 높아졌다.
이에 우 의장은 다시 중재에 나서 "저도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 해봤는데 지금처럼 과한 적이 없다"며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대행은 박 의원이 35조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한 정부 방침을 묻자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의 기본 원칙을 논의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 대행은 "여야 대표들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을 들어 보니 추경의 논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도 민생이 어렵고 글로벌 교역의 불확실성이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민생 회복 예산으로 24조원, 경제 성장 예산으로 11조원을 책정해 총 35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최 대행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추경의 목적과 사업이고, 거기에 대한 기본원칙이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대행은 '정치적 혼란과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국가신인도를 사수하는 것이 넘버원(최우선)"이라며 "그 다음은 민생 경제, 세 번째는 주력 산업들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자본력이나 컴퓨터 인프라 경쟁에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경제 양상이 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인프라만 충분히 갖춰진다면 대한민국도 딥시크와 같은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