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트럼프 “한국 평균 관세 美보다 4배 높아…젤렌스키, 광물개발협정 서명 의사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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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재집권 이후 의회에서 첫 연설을 가졌다.

민주당 의원의 소란으로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조선 산업 재건, 미국-우크라이나 광물개발협정은 물론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등 거침없이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은 초반부터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이 소란을 피워 5분 만에 연설이 잠시 중단되고, 해당 의원이 퇴장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앞부분에서 지난해 11월 치른 대선 승리를 자랑하면서 자기가 "수 십 년간 본 적이 없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연설을 듣던 민주당 의원 다수가 야유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의원들이 "USA"를 연호하며 야유를 잠재우려고 했다.

연설을 시작한 지 5분이 채 안 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도 야유가 계속되자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소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계속 소란을 피우면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인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이 경고를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선 채로 계속 큰 소리로 말했고, 존슨 의장은 경위를 시켜 그린 의원을 의사당 밖으로 내보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의 컨테이너[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시작된 연설을 통해 이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면서 관세 문제를 꺼냈다.

이어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우리의 두 배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근거로 한국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美 '슈퍼 핵 항모' 제럴드 포드 취역[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해군 제공]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백악관에 새로운 조선 (담당) 사무국을 설치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때 아주 많은 선박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많이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매우 곧 매우 빠르게 선박을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자신의 국방 정책 구상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국의 군사력 강화를 위해 의회에 '골든돔 미사일 방어막'(Golden Dome missile defense shield)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요청한다고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인 '아이언돔'을 미국에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후 그 이름을 '골든돔'으로 변경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개발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는 사실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28일 두 정상 간의 백악관 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으로 끝나고 당시 예고됐던 양국간 광물협정 서명이 무산된 이후 나흘 만이다.

해당 협정은 미국이 그간의 전쟁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확보하는 내용이 골자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서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고 소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나와 나의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며 "광물 및 안보에 관한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귀하(트럼프)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서한을 "조금 전에 받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와 진지한 논의를 해왔고, 그들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멋지지 않나"라며 종전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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