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한동훈 “정말 위험한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을 관통하고 있어”

정치 원로들도 개헌 필요성 주장하며 정국 또다시 요동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5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여권 잠룡 중 한 명으로 최근 저서를 출간하며 조기 대선을 향한 기지개를 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를 열고 "이번에는 반드시 선수 교체가 아닌 시대 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 '정치권의 일이라 그게 되겠어'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선수 교체만 가지고는 더 잔인해지고, 더 표독스러워질 것이다. 누군가 구시대의 '87 체제' 문을 닫는 궂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987년 헌법은 정치 주체의 절제 정신을 전제로 한다"며 "민주당의 이재명 측이 하는 29번의 탄핵은 헌법에 (근거 조항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도 헌법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26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서 이날 출간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다'가 진열돼 있다. 2025.2.26.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헌법에 있었지만, 감히 그것까지 안 하는 절제 정신이 서로가 지키는 암묵적 '룰'(규칙)인데 그것이 깨진 것"이라며 "정말 위험한 세상이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전 대표는 "정말 위험한 사람에 의해 정말 위험한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을 관통하고 있다"며 "87 체제 극복은 단순한 과거 극복이 아니라 미래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금 어떻게 해야 좋은 미래로 갈 수 있을지 궁리하고 그 길을 찾아서 용기 있게 결단하고 헌신하고 나아가야 한다"며 "제가 여러분과 함께 그 일을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권은 물론 정치 원로들도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국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헌법개정 범국민 결의대회와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어 헌법개정 범국민 결의문을 발표했다.

헌정회는 결의문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고 권력을 분산해 정치적 다원주의와 더불어 합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헌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일 서울역 앞에서 대한민국헌정회 주최로 열린 '헌법개정 범국민결의대회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헌법개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5.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지역 대표형 상원제 등 지방분권 개헌 추진, 헌법개정 국민발안제 도입, 범국민 서명운동 전개 등을 결의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개회사에서 "12월 3일의 교훈을 생각해보라. 잘 나가던 대통령도 삐끗해 느닷없이 제왕적 대통령이 돼 계엄을 선포했다"며 "앞으로 대통령을 뽑아놓으면 또 이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선(先)개헌 후(後)대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 헌법개정추진연대 대표는 "나라가 풍전등화 위기에 놓여있다. 이 난국 앞에 지붕이나 서까래 정도 고쳐서 되겠느냐"며 "주춧돌을 다시 놓고 기둥과 대들보를 다시 세우는 새로운 대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정권 초기에는 대통령, 정권 말기에는 자기가 다음에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5천만 국민이 고통 겪는 정치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서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4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정치개혁 대담회 '국가원로들, 개헌을 말하다'에 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원택 국가미래전략원장, 김황식 전 총리, 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정세균 전 총리, 박병석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 2025.3.4. 사진=연합뉴스.

발대식에 참석한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무성·황우여·손학규·서청원 전 대표 등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 회원들도 한목소리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잘못된 헌법 때문에 정치가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좋은 헌법을 만들어 나라를 구하자"고 촉구했다.

손 전 대표는 "우리는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 충돌을 없애야 정치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고, 김 전 총리는 "21세기에 대통령 한 사람이 군대를 동원해 헌법기관을 마비시키는 이 헌법을 두고 어떻게 앞으로 갈 수 있겠나. 개헌하고 대한민국을 재출발시키자"고 강조했다.

헌정회는 이날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개헌 서명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헌법개정국민행동, 지방분권전국회의, 헌법개정여성연대 등 7개 시민단체도 서명 운동에 참여한다.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부산, 충청 등 전국을 돌며 1천만명 서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헌정회는 오는 6일에는 국회도서관에서 민주화추진협의회와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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