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한중일 3국이 손을 맞잡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미 연방 상원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인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하와이)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 경제와 대외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주초 수년 만에 중국·일본·한국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대응으로 3국 자유무역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3국 통상장관의 악수는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약 5년 만에 열린 3국 경제통상장관회의 당시 나란히 선 채 3자간 악수하는 장면을 거론한 것이었다.

샤츠 의원은 3국 장관 악수 때 중간 자리에 선 안 장관이 자기 손을 교차시킨 채 중일 장관과 동시에 악수하는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미국시간 4월2일)를 앞두고 회동한 3국 장관은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샤츠 의원은 한일 장관이 중국 장관과 글자 그대로 손을 맞잡은 것은 "그들이 우리에 대항해 뭉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직전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북한 및 중국 견제를 주목적으로 삼는 한미일 3국 협력 체제가 크게 강화했던 상황이 돌변해 이제는 미국의 '관세 공세'에 맞서 미국의 두 동맹(한일)이 미국의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과 공조를 모색하는 지경이 됐다는 장탄식이었다.
그는 "트럼프가 세계를 뭉치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문제는 우리에 맞서 뭉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부과한다고 발표한 10%의 기본관세가 지난 5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이번에 발효된 관세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 극히 일부의 예외 국가를 제외하고 모든 국가의 대다수 품목에 적용되는 '보편 관세'의 성격을 지닌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특정 필수 광물과 에너지 및 에너지 제품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별 관세(25%)를 부과한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 앞으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대상인 반도체, 목재, 구리, 의약품 등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 부과되는 관세는 이번이 끝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25%를 부과키로 하는 등 60여개 국가를 이른바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으로 분류했다.
한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에는 기본관세 10%가 5일부터 집행된 뒤, 오는 9일부터 2단계로 국가별 상호관세(10%+알파)가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9일 0시1분을 기해 10%에서 25%로 높아져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추진하는 등 공식 협상 채널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관세 협상의 결과물을 얻는 데 서두르지 않고, 전략 수립에 보다 신중을 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