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홍천군이 군유림 벌채지에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밤나무를 식재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규모 면적의 수종을 바꾸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군에 따르면 벌기령(나무 벨 나이)에 도달한 남면 명동리 산 95번지 일대 82㏊에서 이달부터 벌채 작업을 실시하고, 전략수종으로 밤나무를 식재할 계획이다. 군은 이를 위해 충남의 A영농조합법인과 16일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군은 별도 예산은 부담하지 않고, A법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해 업체측이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군 관계자는 “소나무, 잣나무에서 나오는 임산물로는 임업 발전에 한계가 있고, 앞으로 기후 변화로 밤 재배지가 북상 할 것을 대비해 단지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사업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축구장 115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의 수종을 바꾸면서 지역 사회와의 논의 과정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군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업 개요를 최근 파악한 의원들은 “군유림의 사유화가 우려된다”며 지난 14일 군에 MOU 체결 연기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광재 의원은 “군 예산 부담 없이 전략 수종을 선점 한다는 명분이지만,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체결하는 사업인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군의회와 사전 공유도 없이 추진 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6일부터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들도 뒤늦게 알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명동리 주민들은 “군유림이지만 결국 마을의 공간인데 주민들도 모르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군은 15일 오후 주민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계약 업체를 면밀하게 검토했고, 고부가 융복합 산업 육성 차원에서 추진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