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정부는 2005년 건강가정기본법를 제정하면서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했다. 가정의 달은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건강한 가정을 위한 개인, 가정,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정됐다. 농경사회 시대에는 한 가정에 3대가 함께 거주하는 것이 일상인 대가족주의였으나 오늘날은 산업화 등으로 부모와 자녀, 부부만이 생활하는 핵가족화가 일반화돼 있다. 필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가정과 사회생활 속에 지녀왔다 서로간의 질서와 공손한 자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부자자효 형우제공(父慈子孝 兄友弟恭)'이란 말이 있다. 부모는 자녀를 어여삐 여기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한다. 부모의 사랑과 자녀의 효도는 상대적인 것이지만 쌍무적인 것은 아니다. 형은 동생과 우애해 친구를 대하듯이 하고, 동생은 형을 깍듯이 공경하며 순종하는 공순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같이 함으로서 가족 상호간에 질서와 사랑하는 풍토가 조성된다고 보았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상대방에 대한 공손한 자세를 취할 때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는 공수(拱手)를 하였고 옛 문헌에는 차수(叉手)라고도 했다. 어른을 모실 때와 의식 행사에 참석할 때에는 반드시 공수를 하여 왔다. 공손한 자세는 어른과 상급자에게는 공손한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공손한 자세를 취하는 사람에게도 편안한 자세가 되어야 한다.
공수의 기본 동작은 두 손의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여서 편 다음 앞으로 모아 포개며, 엄지손가락은 엇갈려 깍지를 끼고 검지 이하 네 손가락은 포갠다. 아래에 있는 네 손가락은 가지런히 펴고, 위에 있는 네 손가락은 아래에 있는 손의 새끼손가락 쪽을 지그시 쥔다. 평상복을 입었을 때는 공수한 손을 자연스럽게 내리면 엄지가 배꼽 부위에 닿는다. 공수하고 앉을 때는 남자는 두 다리의 중앙이나 아랫배 부위에 공수한 손을 얹고, 여자는 오른쪽 다리 위 또는 세운 무릎 위에 얹는다. 여자가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었을 때는 공수한 손을 오른쪽 다리 위에 얹는 것보다 남자와 같이 두 다리의 중앙에 얹거나 짧은 치미끝을 지그시 누르듯이 한다. 공수 방법은 평상시는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하여 공수를 한다. 이를 기억하려면 남자는 상의를 입었을 때 단추가 왼쪽이 위로 나오게 되어 있고 여자는 오른쪽이 위로 나오게 되어 있는 것을 참고하면 된다.
위와 같은 공수 자세를 익혀두면 평소 여러 사람 앞에서 공손한 자세를 나타낼 수가 있고 설날에 세배를 하거나 제사를 모실 때도 바른 자세로 절을 할 수 있게 된다.
공수 자세는 경례를 할 때에도 필요하다. 항공기 승무원이 기내 안내 사항을 설명할 때와 백화점 문을 열 때 직원들의 공수 자세 인사는 보기에도 좋고 여행자나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공손해 보인다. 남자의 경우도 공수 자세로 경례를 하면 더욱 보기에도 좋고 공손한 인사가 될 것이다.
우리는 AI를 활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순식간에 눈앞에 펼쳐볼 수 있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위의 내용들이 다소 진부할 수도 있지만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며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세월이 변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사실일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거부터 가정과 사회생활 속에 사용하여 왔던 고유의 공손한 자세에 대해 살펴보았다. 필자는 모든 사람들이 이를 실천함으로서 가정과 사회생활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