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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강원도, 글로벌 서비스 인재 유치로 지역 활력을 되찾다”

배준호 한라대 교수

배준호 한라대 호텔항공외식경영학과 교수

강원도의 인구감소 문제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복합적 위기에서 비롯된다. 2024년 기준 강원도의 주민등록 인구는 151만 7,000명으로 1년 새 1만 명 넘게 줄었고, 출생아 수는 사망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접경지와 폐광지 등 일부 지역은 인구 감소율이 2%를 넘고, 원주를 제외한 18개 시군 모두 인구가 줄고 있다. 세대당 인구는 2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평균 연령은 48세를 넘는다.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지역경제 침체, 일자리 부족, 지역소멸 위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강원도 인구 활성화의 중심축으로 ‘도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인구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청년층 유출로 인한 대학 위기와 지역 인재 부족, 산업 인력난 등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지방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급증하면서,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등 타 지역에서는 대학과 지자체, 기업이 협력해 유학생 유치와 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도내 대학과 연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유학생 유치는 지역 대학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 지역사회 활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지자체, 도가 긴밀히 협력하여 유학생 유치에서부터 취업·정착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호텔·항공·관광 분야에서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강원도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최근 호텔HDC는 부산외국어대학교, 구미대학교와 협력해 ‘외국인 유학생 표준 현장실습 학기제’를 도입하고, 정선군청과 함께 외국인 유학생 전공 체험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선 지역 호텔·관광 산업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에 정착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선군은 외국인 유학생의 장기 체류를 위해 지역 특화형 비자(F-2-R) 발급 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산학·지자체 협력 모델은 호텔·관광 산업의 인력난 해소와 동시에 인구 감소 문제에도 실질적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강원랜드는 한국대학 유학생 유치·관리자 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강원랜드의 관광자원과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관광·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유학생이 강원도의 관광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졸업 후에는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300,000 국제학생 플랜’을 통해 지방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를 강화하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 지방대학들은 국제화 캠퍼스 조성, 장학금 확대, 기숙사 및 생활 지원, 일본어 교육, 취업 연계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이 졸업 후 지역 내 기업에 취업하고, 장기 체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기업과의 연계, 취업 박람회,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같은 정책 덕분에 일본의 지방 중소도시와 대학들은 인구감소를 완화하고 지역 다문화화,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도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대학의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고,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강의 확대, 글로벌 수준의 커리큘럼 개발, 장학금 및 기숙사 등 실질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유학생의 취업·창업을 위한 지역 기업과의 연계, 인턴십, 취업 박람회 등 실질적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유학생의 지역 정착을 돕는 언어·생활 지원, 다문화 교류,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강화해 ‘유학생-지역-대학’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도와 지자체, 대학, 지역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각 주체는 유학생 유치와 정착, 취업, 지역사회 통합 등 전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실질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도와 지자체는 제도적 기반과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대학은 교육과 생활 지원, 지역 기업은 취업과 현장 경험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처럼 협력적 거버넌스가 구축될 때,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강원도 인구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제 강원도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지역 인구 활성화의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호텔·항공·관광 등 강원도만의 산업 특성을 살린 글로벌 인재 유치와 정착 지원, 그리고 도와 지자체, 대학,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학생이 강원도에 뿌리내리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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