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문막 외국인투자단지 100% 분양, 그 후가 중요

강원특별자치도 유일의 외국인 투자기업 산업단지인 원주 문막 외국인투자지역이 조성 12년 만에 전면 분양을 완료했다. 도와 원주시가 미국계 GBK푸드(주)와 아머드프레시의 자회사 퓨어처와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산업단지 내 기업은 총 6곳으로 늘었다. 2013년 251억원을 투입해 문막읍 반계리 일원에 구축된 외투지역이 마침내 완전 가동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성과는 강원도가 추진하는 산업 고도화 전략과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일정 수준 결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100% 분양은 시작일 뿐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이다.

먼저, 이번 입주 기업들이 단순한 생산기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GBK푸드는 차류 가공업을, 퓨어처는 대체 유제품 및 효모 단백질을 생산하며, 각각 30억원과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퓨어처는 연구소 설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지역 내 첨단 식품산업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맞춤형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강원도는 현재 바이오, 푸드테크 등 미래형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문막 외국인투자단지는 기업 유치의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이러한 전략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입주 기업들이 기술과 인력을 지역에 안착시키고,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글로벌 기업 유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기술 이전, 경영 노하우 전파, 협력 생태계 확산 등 파급효과가 지역 산업 전반으로 퍼져 나가도록 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원주를 중심으로 한 강원 서부권 산업 기반을 입체적으로 재편하고, 기존 제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할 때다. 특히 강원도 내 다른 시·군과의 산업 연계가 가능하도록 물류와 인프라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환율, 무역 규제, 본사 방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강원도와 원주시는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과 고용 유지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환경 개선 역시 투자 유치의 중대한 변수다. 문막 외국인투자단지의 성공은 향후 도내 외국인 투자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후속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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