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고령화와 지역소멸위기로 빈집이 폭증하고 있다. 반면 빈집정비를 위한 절차는 복잡하고 예산도 크게 부족해 각 지자체의 빈집 정비사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빈집은 폭증, 정비는 찔끔=2일 홍천초교 인근 도로변.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 건물 곳곳이 깨어진 채 있었고, 바로 옆에도 문이 잠긴 빈집이 있었다. 불과 80m 떨어진 홍천여고 뒤편에도 풀이 무성하게 자란 빈집 2동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었다. 읍내 빈집이 늘어나면서 슬럼화가 진행중이다. 빈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속도는 더디다. 홍천군에 따르면 올해 기준 홍천지역 빈집은 홍천읍 103채, 화촌면 87채, 남면 86채, 서면 84채, 서석면 78채, 내촌면 76채, 영귀미면 70채, 북방면 62채, 내면·두촌면 각 51채 등 총 680채에 달한다. 2025년도에 처음으로 국비 4,000만원을 지원 받아 총 2억2,300만원을 들여 8채를 철거할 예정이지만 지난해에만 빈집이 20채나 늘어났다. 군 관계자는 “철거가 시급한 빈집이 많아 리모델링이 가능한 빈집 조사, 예산 편성은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역지자체의 빈집 활용 정책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비대상 단 6.2%=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빈집 정비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예산확보는 쉽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빈집정비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시·군 실태조사→정비계획 수립(착수보고, 자문회의, 사례연구)→주민공람→이해관계자 의견수렴→시·군 의견반영심사→시·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자체장 및 정부 보고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빈집정비 예산도 문제다. 2025년 강원지역 자체사업 및 국고사업을 포함한 전체 빈집정비 예산은 33억3,700만원, 사업량은 전체 빈집 7,091채의 단 6.2%인 44채에 불과하다. 해마다 빈집은 크게 늘어나는데 정비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예산도 뒷받침되지 않아 효율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강원도는 올해 빈집 발생현황 분석, 정비사업 목표 및 방향 설정, 빈집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운영 등 ‘빈집정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