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음악의 가장 큰 매력, ‘연결’의 무대가 되길 바랍니다”
강원문화재단 평창대관령음악제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양성원 예술 감독은 경계를 넘어 영감을 나누는 올해 음악제의 방향을 소개했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다음달 23일부터 8월 2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및 대관령 야외공연장 일대에서 열린다.
■21회의 메인 콘서트…장르, 시대를 뛰어 넘는 음악적 영감 전해
2025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주제는 ‘인터 하모니(Inter Harmony)’다. 양성원 감독은 “갈등과 분노가 축적된 시대, 음악만큼은 아름다운 조화를 나누고 몇십년 후에도 기억에 남는 영감을 선사하는 장르로 남길 바라며 올해 음악제의 주제를 잡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로 포문을 여는 음악제는 21회의 메인 콘서트를 통해 국가와 장르, 시대를 뛰어 넘는 음악적 영감을 전한다.
조화의 나눔:경계를 넘는 음악적 영감’이라는 부제에 맞춰 음악제 기간 지역과 문화적 경계를 넘어 영감을 얻은 작곡가들의 곡이 펼쳐진다. 세대를 아우르는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부터 동양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쇼송의 ‘피아노 사중주 A장조’, 아시아 초연되는 데이비드 마슬랜카의 ‘목관 오중주 3번’까지 다채로운 콘서트가 마련됐다.
한국 초연으로 청중들을 만나는 벤자민 브리튼의 20세기 오페라 ‘나사의 회전’은 오직 평창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양 감독은 “평소 오페라의 이야기와 음악을 좋아하는 만큼 시각적 요소보다는 음악과 스토리에 집중해 챔버오케스트라를 위한 오페라를 구성했다”며 “평창의 아름다운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음악적 영감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예술의 사회적 책임 고민…모두를 위한 음악제 만들 것
지난해 ‘루트비히’를 주제로 인간의 존엄과 예술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했던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올해도 ‘인터 하모니’라는 메타포적 주제에 음악제의 지향을 담았다. 양성원 감독은 “첼로를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건 마음과 몸의 감각을 깨우는 좋은 공연들 덕분이었다”며 “깊은 감동을 전하는 무대를 통해 아름다운 사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간의 감정에 몰입하는 디저트 같은 음악제가 아닌 잘 짜여진 구조를 갖춘 음악제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양 감독은 보다 많은 이들과 음악의 영감을 나누고자 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시도들을 소개했다. 강원 곳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찾아가는 음악회’와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는 음악이라는 인류의 유산을 보다 깊은 각도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시도다.
차세대 연주자를 위한 ‘대관령아카데미’도 마련됐다.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과 ‘마스터클래스’로 구성된 아카데미는 차세대 연주자들의 예술적 깊이와 음악적 해석력을 한 뼘 키운다. 양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것인 만큼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선배 음악가들과 영감을 나눌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어느덧 3년째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이끈 양성원 감독은 음악제의 가치를 묻는 질문에 “대관령음악제가 단순한 축제를 넘어 평창 지역사회와 연주자들이 예술로 하나 되는 커뮤니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콩쿠르 2등, 3등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받는 음악제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김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