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립극단의 2025 정기공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이하 갈나고)’가 지난 22일 원주치악예술관서 열린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23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시작된 무대는 인제, 동해, 춘천, 태백 등서 8회에 걸쳐 도민들을 만났다. 서로 다른 종의 이해와 포용을 그린 작품은 ‘8세부터 98세까지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던 도립극단의 염원을 실현했다.

오염된 바다에서 검은 기름에 젖어 죽어 간 엄마 갈매기와 남겨진 알을 비추며 시작된 무대. 김경익 예술감독 특유의 리듬감 있는 연출과 웅장한 군무로 시작된 공연은 이내 하루아침에 갈매기의 엄마가 된 고양이의 좌충우돌 육아일기를 담아내며 극의 분위기를 전환했다.
가족뮤지컬에 대한 한정된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한 시도들도 눈에 띄었다. “히애 히야해” 막이 내린 후에도 입가에 맴도는 음악은 고려가요를 현대적 시선으로 풀어낸 결과였다. 배우들의 분장 역시 고양이의 생김새를 재현하기 보다는 실감나는 움직임으로 고양이의 특징을 구현해 냈다.

‘세상을 망친 것도 인간, 세상을 구할 것도 인간’이라고 말하는 작품. 생태계 파괴라는 절망의 순간 시작된 어느 희망의 삶을 따라 극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사랑과 회복을 말한다. 생김새도, 생활 방식도 다른 두 동물이 종을 뛰어넘어 교감을 나누는 여정은 이타성을 잃은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갈나고의 감동은 전국을 무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작품은 다음달 26일 경남 거창 수승대 거북극장에서 전국 관객들을 만나, 강원도립극단만의 색깔과 깊이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