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李대통령 “침수는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잘한 사례엔 '까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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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되면 죽을 지경인데, 밖에서 보면 단순한 통계 숫자처럼 보여”
“공무원들이 책임감 갖도록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지 검토하라”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수해(장마) 대비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6.12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장마철을 앞두고 침수 피해 대응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침수는 통계 수치가 아니라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현장 점검 회의는 한강홍수통제소 상황실에서 열렸으며, 김완섭 환경부 장관,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본부장, 김구범 한강홍수통제소장,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홍수 예보와 전파 체계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참석자들과 활발하게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그는 “침수되면 정말 죽을 지경인데, 밖에서 보면 단순한 통계 숫자처럼 보인다”며 “공무원들의 무관심과 방심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연구해보라”고 지시했다.

또한 “내 부모,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그렇게 못 한다”며,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도록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지 검토하라”고 젓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우정식 경기 평택시 안전총괄과장과 권종혁 경북도 재난관리과장을 직접 회의에 초청해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이 두 분처럼 잘한 공무원에게는 ‘까방권’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고, 강 실장이 “그걸 모르면 안 되죠”라고 답해 현장에 웃음이 돌기도 했다. ‘까방권’은 ‘까임을 방지하는 권리’의 줄임말로, 비판을 면할 자격이 있다는 신조어다.

이 대통령은 재난·안전관리 부서가 그동안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포상 확대와 인사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휴가 확대, 수당 인상, 인사 담당 부서의 안전관리 업무 병행 검토 등이 언급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수관 등 배수시설 관리 소홀에 대해 “예산이 없다는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즉시 신고하라”며, “그럼에도 피해가 발생한다면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원래 비공개로 예정됐으나, 이 대통령이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다”며 현장에서 바로 공개 회의로 전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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