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유병욱의 정치칼럼]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거는 기대

이재명 정부서 도 출신 고위직은 우 수석이 유일
대령실 수석비서관중 최선임…그만큼 중요 보직
대부분 국정에 관여 가능해 지역 현안 역할 기대
도지사 출마 미정이나 우상호 스스로 道 챙겨야

유병욱 서울본부장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장·차관 등에 대한 인사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강원도 출신으로 고위직에 임명된 사람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뿐이다. 단순히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으로 갔다고 해서 ‘고위직’이라고 표현한 것만은 아니다. ‘정무수석’ 자리 자체가 남달라서다.

정무수석은 대통령실 수석들 중 최선임 직책이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행정부와 국회 간 관계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지만 정무(政務)의 뜻이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여서 업무 영역으로 따지면 사실상 거의 모든 국정이 포함된다. 특히, 대통령이 시시각각 벌어지는 국내 현안들에 대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도 정무수석비서관의 판단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정무수석은 주로 대통령 최측근이 맡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그러나 우상호는 엄밀히 말해 ‘이재명 사람’이 아니다. 살아온 길도 다르고 정치 입문 후에도 두 사람의 교집합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항상 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당권을 잡았을 때도, 또 유력 대권주자로 부각됐을 때에도 그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이 우상호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그를 정무수석에 앉힌 것은 4선 국회의원 출신에 원내대표, 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뛰어난 정무 감각과 협상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랜 정치 경험으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던 우상호가 정권 초기 국회와 협조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는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압도적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내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하나로 정리해 낼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강원도 철원 출신’이라는 사실이 도민들 사이에 알려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 수석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고향을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도 서울에서 출마했던 까닭에 그의 이름을 낯설어하는 주민들도 많다. 최근 들어 내년에 있을 도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다행스러운 것은 고향에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우 수석이 강원도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점이다. 그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강원도와 관련된 현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예산 확보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평가다. 얼마 전 대선을 앞두고 인터뷰했을 당시에도 그는 본인이 어떤 위치에 서 있었든지 간에 강원도를 잊지 않고 살아왔다는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우상호가 정무수석 자리에 앉았다.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을 때부터 지역에서의 고민은 도 출신 중 소위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유력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강원도 발전이 다시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실 최선임인 정무수석이 고향을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단비 같은 일이다. 김진태 지사가, 어쩌면 자신의 경쟁상대가 될지도 모르는 우 수석에게 “자주 뵙기를 고대한다”라고 정중한 표현을 쓴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18일 우상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강릉 월화거리에서 최욱철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우 수석도 도민의 기대에 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과거 서울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시절에는 도민들이 ‘우상호’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지역 언론에 게재되고 있다. 이럴 때 강원도 현안을 챙기고 인물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면 당연히 그에 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다.

소문처럼 그가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지는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혹여 조금이라도 꿈을 키우고 있다면 마음가짐부터 남달라야 한다. 그 자리에서 고향인 강원도가 어떻게하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꼭 선거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그가 정치인으로서 지금까지 활동한 모습을 봤을 때 지역 일에 무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대통령실에서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할 우 수석에게 지역 일까지 챙기라는 요구가 부담이 될 지도 모르겠다. 허나 우 수석 역시 강원도의 현실이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장 40년 숙원이었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멈췄다. 그의 능력이 지역을 위해서도 빛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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