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은 호우와 낙뢰 등 기상 요인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도내 일부 아파트 단지는 소방차 전용구역에 불법 주차가 이뤄지며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18일 밤 춘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 저녁 시간이 되자 퇴근한 입주민들의 차량이 하나둘 들어오며 주차 공간을 가득 채웠다. 노란 선으로 표시된 ‘소방차 전용구역’은 불법 주차된 차량들 탓에 3분의1 이상 가려졌다.
아파트 입주민 유경민(54)씨는 “20여년 전 지어진 아파트라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며 “소방차 구역에 주차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실제 강원도 내 아파트에서는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춘천시 약사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담배꽁초 불씨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원주의 한 아파트 3층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주민 19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전기자전거 배터리 충전중 단락 발생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장마철은 화재가 더욱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와 높은 습도로 전기 누전 또는 단락 사고가 평소보다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호우 특보가 내려진 기간 동안의 일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평상시보다 37.3% 증가한 13.9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철저한 예방과 대처가 요구된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 주·정차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8월10일 이전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받은 단지는 해당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도소방본부는 행정기본법에 따라 긴급 출동 시 불법 주정차 차량을 강제처분에 나서는 등 조치를 취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골든타임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소방차 전용구역 확보를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