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발언대]보이스피싱 당하기 싫으면 AI에게 물어보자

유동현 강원경찰청 형사과 강력계 경장

“경찰(검찰)입니다.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어 있으니 피해자 입증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

수없이 반복되고, 이미 언론과 교육을 통해 널리 알려진 보이스피싱 수법이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전국 피해액은 8,545억원 가량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 연간 피해액이었으나 올해 3월말 기준 피해액은 전년 3월말(1,411억원) 대비 121% 가량 증가한 약 3,116억 원으로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역대 최고치 연간 피해액을 갱신할 것으로 보이며 20~30대 사회초년생들에 대한 피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회초년생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까? 범인들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 때 피해자가 마치 큰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겁을 주거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대출받을 수 없을 것처럼 조바심 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험이 부족하고 공공기관 사칭에 쉽게 믿음을 주는 경향이 강한 사회초년생들은 공포심이나 불안감 또는 탐욕에 휘말리게 되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즉 모르는 전화가 왔을 때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호랑이 굴에 잡혀갔을 때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란 옛말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감정이기에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이성적으로 사태를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인간은 언제나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해주는 도구인 바로 AI(챗지피티, 그록, 제미나이 등등)를 얻었고, 사회초년생들은 이러한 AI에 관심이 높으며 능숙하게 활용하는 강점이 있다.

AI에게 “경찰(검찰) 전화하여 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계좌보호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99.9%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높습니다’ 식의 답변을 얻을 수 있다. AI는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범행 패턴을 알고 있고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아 손쉽게 범죄 여부를 알 수 있다. 물론 AI에게 질문을 던져서 모든 사기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에게 질문한다면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에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우리는 AI를 검색과 정보의 도구로 생각했지만, AI는 사기 범죄 피해를 막아주는 방패가 될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이 전화하거나 특이한 전화를 받는다면 전화를 끊고 AI에게 먼저 물어보자. 이 작은 습관 하나가 경험의 빈틈을 채워 여러분과 가족들을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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