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안컵 휴식기에 들어간 K리그1. 강원FC도 반환점을 지난 현 시점에서 상반기를 돌아보면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지난해 ‘국가대표 우측 라인’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은 시즌을 앞두고 감독과 핵심 자원을 동시에 잃으며 흔들렸다.
지난해 팀을 이끌었던 윤정환 감독을 떠나보내고 정경호 체제를 맞이한 강원은 현재 21경기에서 8승4무9패(승점 28)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머물러 있다.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했지만 20득점 24실점으로 득점력은 리그 하위권이었다. 시즌 초부터 이어진 득점 빈곤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측 날개의 이탈이 뼈아팠다. 지난해 국가대표에 깜짝 발탁된 양민혁과 황문기는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 연계 플레이로 강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양민혁은 유럽 무대로 완전 이적했고 황문기는 군 복무로 빠졌다. 강원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사라지자 ‘공격 DNA’도 함께 사라졌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더해졌다. 이번 겨울 새로 영입한 마리오와 호마리우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호마리우는 14분 40초만 뛰고 계약 해지됐고, 마리오도 출전 기회조차 드물었다. 기존 외국인 공격수 가브리엘도 시즌 초반 득점 부진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득점포를 가동하며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강원은 대규모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김영빈, 윤석영 등이 팀을 떠났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윤일록, 최병찬, 홍철, 김민준, 박호영, 강준혁 등 다수의 새 얼굴이 합류했다. 하지만 조직력 적응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특히 김영빈의 이적으로 센터백 뎁스가 얕아진 것은 강원의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서민우와 김대원이 전역하며 스쿼드에 힘을 더했고, 모재현과 김건희의 합류로 공격진이 한층 강화됐다. 그 결과 강원은 최근 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고 코리아컵에서는 4년 만에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고전하던 정경호 감독의 전술도 이제야 완성도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경호 감독도 지난 6월28일 수원FC 원정 극적인 승리 이후 “하위권까지 떨어지지 않았던 게 여름에 김대원과 서민우, 모재현, 김건희가 들어오면서 치고 나가야 할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