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김민정 시인, 시집 ‘오래된 빛, 설렘의 서곡’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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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꽃, 오리, 새벽… 김민정 시가 건네는 존엄의 풍경”

김민정 시인이 자신의 세번째 시집 ‘오래된 빛 설렘의 서곡’을 상재했다. 사라짐과 기다림의 순간들을 정제된 언어로 엮어낸 이 시집은 자연의 장면들을 따라 새겨진 작고 미세한 감정의 흔적들이다. “햇살 한 줄기가 풀꽃 위에 내려앉았다”로 시작되는 ‘풀꽃 위에 피는 노래’는 이 시집의 정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다. 이슬이 구르고, 저무는 노을이 꽃잎에 물드는 순간, 시인은 ‘오늘 지더라도 노래가 되리라’고 말한다. 언뜻 소멸처럼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숨결을 느끼는 노래’가 피어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이 시집을 관통하는 흐름이다. ‘오리’는 눈에 띄게 리듬감 있는 묘사와 함께 잊힌 존재에 대한 시선이 돋보인다. 시를 흐르는 정서는 단순한 연민을 넘어서, 존재의 존엄함을 복원하려는 시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새벽’ 등은 김민정 시의 또 다른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빛을 기다리는 감각, 혹은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그 미세한 순간을 잡아채는 언어의 직관이 다른 시들과는 구분된다. 그의 시는 때로는 회화적이고, 때로는 음악적으로 다가온다. 마치 한 편의 수묵화처럼 여백을 살리고, 음표처럼 리듬을 타며 흐른다. ‘푸드덕, 푸드덕’ 날아가는 날갯짓, ‘또르르 이슬 구르는 소리’처럼 청각적 이미지들이 살아 움직인다. 그리고 그 소리는 다시 독자의 기억과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김시인은 “구름 위를 걷던 밤의 조각들이 시가 되어 이 시집으로 모여들었다”며 “이 시가 따뜻하게 가슴에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M&M) 刊. 139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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