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존재, 그 불완전함에 대하여…전상국 ‘플라나리아’

◇전상국 作 ‘플라나리아’

전상국 소설가가 중단편소설 전집의 아홉 번째편 ‘플라나리아’를 출간했다.

반으로 잘린 플라나리아의 몸이 각각의 개체로 재생될 때, 그들은 하나일까 둘일까? 작품집에 담긴 5편의 단편소설과 3편의 중편소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표제작 ‘플라나리아’는 그 질문에 대한 이정표가 되는 작품이다. 복제 양과 복제 소가 만들어지던 1990년대 후반을 지나 인간 복제에 대한 열망이 뜨거워지던 2000년대 초반 세상에 나온 소설. 작품은 ‘실종’의 이유를 찾는 독자들에게 돌연 ‘현존’의 의미를 묻는다.

또 다른 단편 소설 ‘물매화 사랑’, ‘소양강 처녀’, ‘온 생애의 한순간’, ‘이미지로 간다’ 역시 현존과 부재가 서로 겹치며 어른거리는 흔들림의 지점을 담아냈다. 중편 ‘너브내 아라리’와 ‘실종’은 존재에 대한 미확인, 불확실이 주는 영향을 담아냈다. 반공포로였던 과거를 숨기기 위해 철저한 고립을 택한 어떤 이의 삶과 30년 이상의 시간적 격차를 두고 벌어진 두 실종사건은 전상국 소설가의 새로운 도전이자 절실한 애탐이었던 작품의 생동감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한주당, 유권자 성향 분석 사례’도 날카롭게 세태를 비판하던 그의 시선을 회고한다.

전상국 소설가는 이번 수록작을 두고 “다섯 편의 단편은 바로 이제까지의 두터운 외투를 벗고 가벼운 걸음으로 창의의 신바람을 찾고자 했던 작품들”이라며 “‘너브내 아라리’, ‘실종’ 등 두 편의 중편은 실종, 미제의 미스터리에 맞는 낮고 어두운 서사 톤을 찾아 이것이 내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회심으로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한주당, 유권자 성향 분석 사례’도 세태를 빙 둘러 찔러 얘기하고 싶은 그 능청에서 앞의 작품들과 결을 같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서출판 강 刊. 382쪽. 2만2,000원.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