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연이은 폭염에 강원도내 고랭지 감자 농민들 울상…왜

10일 오전 찾은 춘천 서면 일대 감자밭, 한참 감자를 수확하고 있는 시기였지만 폭염과 가뭄에 땅이 쩍쩍 갈라져 나가고 있었다.

흙은 물기를 머금지 못해 푸석푸석했고, 수확이 끝난 감자밭은 마른 흙과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평년이라면 영서 북부는 장마를 맞아 땅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강수량이 급감하면서 장마철에조차 바싹 마른 하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서지역 농민들은 수확량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감자 주 생산지인 고랭지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강원 대관령면에서 20여 년째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최호순 씨감자 생산자연합회장 역시 감자·당근·무·배추밭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때아닌 폭염에 감자 주산지일수록 물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어촌정보 포털 서비스에 따르면 10일 강원도내 저수지 총 79곳의 평균 저수율은 48.8%로 절반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저수율이다. 평년(68.4%)과 비교해도 저수율이 20% 가량 뚝 떨어졌다.

최씨는 33000㎡(1만평) 면적에 심은 감자, 당근, 무 등의 채소들이 절반 가량밖에 수확을 못할 처지에 놓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 처럼 대관령일대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80여가구 역시 8월 수확을 앞두고 있어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동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릉시 청량동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강모(68)씨 역시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지자 허탈한 표정이다. 강씨는 “겨우 물을 들였지만 역부족”이라며 답답해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지역 최근 강수일수는 5월 12.2일, 6월 9.1일, 7월1~9일 1.1일로 확인됐다. 월평균 4일 이상 비가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고랭지 감자를 비롯한 밭작물 생육에 최악의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김진희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과장은 "고랭지 감자 농가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기후위기 속 피해가 더 커지지 않기 위해 기술지원, 맞춤형 컨설팅, 현장 소통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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