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속에서도 축산농가의 방역 최전선을 지키는 공직수의사의 열정이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강릉시 축산과 방역팀장인 전찬(47) 공직수의사는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농장을 방문하며 동물 전염병 차단에 힘쓰고 있다.
전 팀장은 “양돈농가들이 과거 구제역 사태로 질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약품을 전달할 때도 복용 방법과 방역 요령을 자세히 설명드리면 농가에서 잘 따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는 양돈을 중심으로 한 축산업이 주요 산업 중 하나다. 전 팀장은 농장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자율방역 체계를 유도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2012년 이후 단 한 건의 질병도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는 “더울 때일수록 송아지는 호흡기 질환이나 설사, 돼지와 닭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직접 현장을 찾아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강원대 수의대를 졸업한 전 팀장은 군 복무 후 2006년 강원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09년 강릉시청으로 전입한 뒤 현재까지 현장을 지켜왔다.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감염 가축 15만여 두의 살처분과 방역을 최단기간 내 완료했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전에는 위험지역 가금 4,853수를 선제 수매해 AI 확산을 방지하는 등 방역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또 2020년 노후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동물사랑센터를 신축하고, 강원특별자치도 반려동물 지원센터 유치에도 기여하는 등 동물복지 향상에도 앞장섰다.
그는 “축산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며 위험한 질병을 겪으면서 수의사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공직 수의사로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공직수의사 선발직급이 2024년부터 6급으로 상향됐음에도 지원자 부족과 방역 인력 감소 현실을 지적하며 “수의대가 6년제로 개편된 만큼 공직수의사의 직급과 처우를 개선해야 젊은 수의사들이 공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