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정책에 전세자금 관련 대출 규제도 포함되며 전세 물량이 사라지고 월세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제한에 전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변경하고, 세입자들은 전세 사기와 대출 한도 축소로 월세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실제 춘천 A부동산에서는 지난 달 기준 아파트 전세 계약이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 지역내 신규 공급 물량이 없어 매물 자체도 없을 뿐더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 때문에 ‘전세난’이 벌어지고 있다. A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달 원룸, 투룸, 아파트 등 월세 계약은 10여건이 있었지만 전세 계약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며 “20년 된 퇴계동 34평대 아파트는 보증금이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은 원주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경순 한국중개인협회 원주지회장은 “임대인들은 세입자를 들였을 때 갱신요구권을 신청하면 기본 4년이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서고 10년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집주인들이 앞다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주 무실동 B부동산도 “전세 물건을 내놓는 임대인도, 전세를 찾는 임차인도 없다”며 “지난해에는 월평균 5건의 전세계약을 했는데 지금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릉시 송정동의 경우 75㎡(22평) 기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4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 달 전세 거래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월세 전환율도 5월 기준 강원은 6.2%로 같은기간 전국 평균 5.3%보다 높았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 보증금을 1년치 월세로 환산하는 비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을수록 월세가 비싸지는 셈이다.
신선미 한국중개인협회 도지회장은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과 대출 규제로 서민들은 집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다"며 "임대인 임차인 모두 전세에 대한 불안정성과 수익률이 없기 때문에 월세가격만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