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도내 첫 권역 단위 교육협의체 출범에 거는 기대

설악권 교육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속초·고성·인제·양양 등 설악권역의 교육 기관장과 학교운영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설악권교육협의체’가 지난 17일 공식 출범했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권역 단위로 조직된 교육협의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과 실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와 광역적 교육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겨냥하고 있기에 그 의미는 더욱 깊다. 도는 지리적, 인구적 특성상 도시와 농촌, 산간 지역 간 교육 여건의 차이가 뚜렷하다.

그동안 설악권은 학령인구 감소, 교사 수급 불균형, 진로·진학 지도 인프라 부족 등 다양한 교육 환경의 제약을 받아 왔다. 그간 개별 시·군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설악권교육협의체의 출범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이자 실천의 장이다. 이 협의체가 단순한 명목상의 조직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실효성 있는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다. 지역 간 연계를 바탕으로 캠프, 진로체험,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사업을 펼쳐야 한다. 학교 간 벽을 허물고 자원을 공유하며, 한정된 인프라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 둘째, 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 제언과 예산 확보 활동이다. 협의체는 지역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집약하고 이를 도교육청, 도의회, 중앙정부에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 현장의 문제는 현장에서 가장 잘 안다. 학교폭력, 교사 배치, 진학 지도, 교육복지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 설악권의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협의체의 중요한 역할이다.

셋째,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 구축이다. 협의체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분기별 정기 회의 개최, 의제 설정 및 과제 공유, 운영비 예산 확보 등 구체적인 실행 체계를 갖춰야 한다. 특히 회장단의 리더십과 참여 기관들의 연대 의지가 핵심이다. 설악권은 자연환경,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인재 유출이 심각한 지역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지역 소멸과도 직결된 현안이다.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교육이 살면 지역이 산다. ‘설악권교육협의체’가 이를 실현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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