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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생일잔치서 아들 사제총기로 살해한 60대,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초래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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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조성돼온 face culture는 아내가 남편보다 잘나 보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
"우리 사회 깊숙히 들어와있는 마약과 함께 사제 폭발물, 사제 총기는 점점 더 우리 사회를 어지럽힐 것"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속보=지난 20일 인천 송도에서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하고 서울 자택에 인화성 물질과 발화 타이머를 설치한 60대 남성과 관련, 박선영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23일 "선천적 땡큐결핍증"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땡큐결핍증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신처럼 굳어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세상에 시아버지 생일상을 집에서 차려주는 며느리가 있다는 사실이 나는 더 놀라운데, 그 며느리의 남편인 자기 아들을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총살을 하다니"라며 "그 아비는 평생을 무직으로 살았다. 아비의 아내인 아들의 엄마는 미용관련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을 했고, 그 덕분에 이혼한지 20년이 더 되는 지금도 그 아비는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산다"고 했다.

이어 "프로파일러가 아니더라도 범행동기와 그 심리의 형성과정이 대충 그려진다"라며 "아비는 상당 기간 동안 아내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시달려왔으리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조성돼온 face culture(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는 아내가 남편보다 잘나 보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주변에서도 많이 본다. 개천에서 용난 경우. 아무리 그 용과 그 부인이 최선을 다해 부모와 형제들을 도와도 그들은 고마워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더 잘 해주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부족하다고 계속 더 요구한다. 자기들은 의무이행도 안 하면서 주구장창 용의 부인을 욕한다"라며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원 가정과 새 가족이 모두 다 산산히 부서진다. 총소리와 함께"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자기 책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 모든 것이 '너 때문'이라는 사회,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지상주의 모두가 Face Culture가 초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특공대가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서 신나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2025.7.21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번 아비의 아들 총살 사건은.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라며 "이미 우리 사회 깊숙히 들어와있는 마약과 함께 사제 폭발물, 사제 총기는 점점 더 우리 사회를 어지럽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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