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자유구역 망상제1지구가 ‘글로벌 스마트 복합도시’를 표방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고급 숙박·레저시설과 국제학교, 외국인 전용 대학 분교 유치 등을 추진하는 이 개발사업은 동해시와 강원특별자치도, 나아가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다. 하지만 수차례 좌초와 지연을 거듭해 온 이력이 있기에, 이번만큼은 실현 가능성과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시행자인 ㈜대명건설은 망상제1지구를 고급 호텔과 프라이빗 주택, 골프장, 국제교육시설 등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커뮤니티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교육학원과 연계한 외국인 전용 대학 분교 설립 등 국제교육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개발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방향으로 읽힌다. 또한 산과 바다를 연결한 자연 비치형 복합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은 도의 지형적 특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번 개발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청사진 제시 이상의 구체적 실행 로드맵과 주민 신뢰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비판처럼 지금까지의 사업 추진이 지나치게 지연되었고, 설명 내용 역시 구체성이 떨어졌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화려한 계획만으로는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주민의 기대를 현실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착공 일정과 완공 시점, 재원 조달 방안,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필수적이다.
특히 교육·관광·레저를 아우르는 국제 복합도시를 내세우는 만큼 해외 투자자와 교육기관 유치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요구된다. 마케팅 차원만이 아니라,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외국계 교육기관 및 기업들과의 MOU 체결과 실행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 동해시, 강원경제자유구역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국제도시를 표방하면서 정작 글로벌 스탠더드에 못 미치는 운영이 반복된다면 외국인 유치는커녕 지역경제의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도 분명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고급 주택과 레저시설 중심의 외형적 개발을 넘어 주민의 일자리 창출, 교육 인프라 강화, 정주 여건 개선 등 지역사회 전반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성공적인 개발’이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 및 기업과의 협력 강화, 중소 상공인과의 상생 모델 도입 등 지역 기반의 경제순환 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