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통일교 前본부장 "건진법사 청탁 의혹' 배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교단 윗선 있었다…총재에게 보고하고 윤허 받아 실행"

특검 진술…'김건희에 현안 로비' 한학자 총재 등 교단 차원 실행 시사
통일교 측은 전 본부장 '개인 일탈'·교단과 무관 주장…진실 공방 양상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시설과 관계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에서 신도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7.18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건진법사 청탁 의혹' 배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비롯한 교단 윗선이 있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특검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2일 이뤄진 소환 조사에서 문제가 된 청탁 행위와 관련해 "모두 한 총재에게 보고하고 윤허를 받아 실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혐의에 관한 사실관계를 대체로 시인하면서 교단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씨는 2022년 4∼8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윤씨는 앞서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에도 '한 총재 결재를 받고 실행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청탁이 윤씨 개인 일탈의 결과이며 교단 차원과는 무관하다는 통일교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통일교는 지난 5월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이 말하는 것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속했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이들 중 어느 개인의 사적인 동기와 행동일 것이고, 그것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세계 섭리와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최근 청탁용 목걸이와 샤넬백의 구매 영수증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금 출처를 두고도 양측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통일교 측은 영수증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통일교 자금으로 물건을 사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개인 일탈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취지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반면 윤씨 측은 영수증이 윤씨의 개인 사무공간이 아닌 서울 소재 한국본부 사무실에서 발견됐다며 통일교가 조직 차원에서 구매 과정에 개입했다고 반박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앞서 특검팀은 청탁 의혹과 관련해 지난 18일 경기도 가평과 서울에 있는 통일교 시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한 총재도 피의자로 적시됐다. 특검팀은 조만간 한 총재 등 본부장급을 넘는 '윗선'을 소환해 청탁의 실체와 목걸이 등의 구매 경위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대통령실 부속실 관계자들도 잇달아 불러 고강도 조사에 나섰다.

특검이 김 여사에게 다음 달 6일로 출석일자를 통보한 가운데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대통령실 자원을 활용한 사적 이익 추구' 규명을 위한 관계자 진술 확보 등 사전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본인은 직접 선출되거나 임명된 공직을 맡지 않았지만 신분상 대통령 부인으로서 정부의 공적인 시스템 하에서 최고 수준의 예우와 의전을 받은 과정에서 상궤를 벗어난 사적 활동이나 이익 추구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조연경 전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불러 김 여사의 해외 순방 및 고가 장신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불거진 각종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순방에 동행하며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비선' 논란이 불거졌다.

신씨는 당시 공식 직책이 없는 민간인임에도 관용여권을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팀은 최근 외교부로부터 관용여권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순방 때 김 여사가 착용한 6천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재산신고 내역에서 빠져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특검팀은 또 김 여사의 리투아니아 현지 명품 매장 방문으로 논란이 된 2023년 7월 나토 순방에 관해서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윤 전 대통령의 외가 쪽 6촌 친척으로 대통령실 부속실에서 김 여사를 보좌했던 최승준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1비서관도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최 전 비서관을 상대로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물의 행방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조만간 문고리 3인방 중 나머지 유경옥·정지원 전 행정관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 명품 가방 논란의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전성배씨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받은 명품 가방을 직접 전달 받아 다른 가방으로 교환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지시·관여가 있었는지, 김 여사가 이를 인지했거나 직간접으로 보고를 받았는지 등 관련 정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