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찾은 춘천 명동거리. 과일 시럽이 반짝이던 탕후루 가게는 자취를 감췄고 무인 인형뽑기 매장은 눈에 띄게 늘었다.
명동의 한 인형뽑기 매장을 찾은 김모(39)씨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오전부터 인형 뽑기를 하러 왔다"며 "기본 1만원은 쓰지만 키즈카페 등의 가격과 비교해보면 적은 금액으로 즉각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2~3회 인형뽑기 매장을 찾는 직장인 홍모(25)씨도 “퇴근 후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주 찾는다”며 “적은 돈으로 몇 번 만에 인형을 뽑았을 때 그 짜릿함이 주는 순간적인 행복이 크다”고 설명했다.
10여년 전에 유행했던 인형뽑기가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인형뽑기방은 별도 직원 없이 24시간 자동으로 운영되고, 인건비와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덕에 소자본창업 아이템으로 주목 받으면서 점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강원도내 청소년게임제공업소로 등록된 인형뽑기 매장은 180곳을 넘어섰다.
반면 한 때 인기를 모았던 탕후루 열풍은 식어가는 추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도내 탕후루 업소 36곳 중 75% 수준인 27곳이 폐업했다. 춘천에서도 퇴계동 학원가 인근에 위치하던 탕후루 가게가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는 인형뽑기 무인매장이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달콤한 탕후루가 ‘즉흥적 만족’의 상징이었다면 인형뽑기는 소액으로도 재미와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더 지속가능한 소확행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