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은 제 마지막이 아닙니다. 다시 ‘0’에서 시작하지만 떠날 땐 레전드로 남고 싶습니다.”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FC(LA FC)에 입단한 강원의 아들 손흥민이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포부를 드러냈다. 10년간 활약했던 잉글랜드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은 “이기기 위해, 다시 한 번 전설이 되기 위해 LA에 왔다”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LA FC의 홈구장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LA 선수로 첫선을 보였다. 서울에서 작별을 고하고 미국 땅을 밟은 그는 이날 등번호 7번이 새겨진 검정색 유니폼을 들고 “LA에 온 것은 제 꿈이 이뤄진 순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는 “존(소링턴 회장)과 베넷(로즌솔 구단주)의 설득이 컸다”며 “솔직히 처음엔 다른 생각도 있었지만 두 사람의 진심과 첫 통화로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곳을 선택했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재미있는 축구, 이기는 축구, 팬들을 행복하게 하는 축구를 하겠다”며 “전날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보며 바로 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국 팬들과의 만남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LA라는 도시의 특성도 선택의 이유로 들었다. “한국인이 많고 커뮤니티가 크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며 “한국인으로서 외국에서 뛸 수 있는 것이 행운이다. 그분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시절 주장으로 함께했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LA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손흥민은 “그가 다시 주장이라 좋은 말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은 뒤 “놀라운 선수이자 좋은 사람이다. LA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만 해줬다. 다시 함께 뛰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량과 몸 상태에 대해서는 “프리시즌을 잘 소화했고, 컨디션도 좋다. 서류 등 행정적인 절차만 마치면 곧 경기장에서 인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또 “유럽에서 잘했다고 해서 여기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나눠주고, 동료들과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전했다.
기자회견 내내 차분하게 질문에 답한 손흥민은 “풋볼(Football)이라고 해야 할지, 사커(Soccer)라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무대에 대한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앞선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