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특별사면은 정치·경제·민생 전 영역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권’이었다.
80주년 광복절을 닷새 앞둔 11일 실시한 이번 사면은 단순 형 집행 면제에 그치지 않고, 행정제재 감면과 신용회복 지원까지 병행하며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조치로 평가된다.
사면 인원은 총 83만6,687명에 달한다. 형사범 1,922명을 비롯해 운전면허 정지·취소자와 벌점 보유자 82만3,497명, 정보통신공사업·식품접객업·생계형 어업인 등 1만여 명이 행정제재 감면을 받는다. 여기에 약 324만 명에 달하는 소액연체 이력자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 방침도 포함됐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사면의 핵심 목표로 △국민 통합 △경제 활성화 △사회적 약자 배려 △노동 존중 △생활 밀착형 제재 완화를 꼽았다. 특히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내란 위기 극복 과정에서 처벌받았던 여야 정치인과 장기간 공직에 헌신한 인사들이 대거 명단에 포함됐다.
경제 부문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요 대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들이 복권됐다. 삼척 출신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은 2021년 1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마친 상태였고, 그동안 제한됐던 법인 임원, 피선서권과 공무원 임용 등의 권한이 모두 회복됐다.
운수업 종사자와 생계형 절도범, 노역장 유치자에 대한 선별적 사면도 눈에 띈다.
법무부 관계자는 “엄격한 배제 기준을 적용해 중대 범죄와 반복 위반 행위자는 제외했다”며 “경제와 민생의 회복, 국민 대화합이라는 사면 본래의 취지를 살렸다”고 강조했다.
■특별사면 주요 인물 명단
◇정치인·주요공직자=조국(前 국회의원), 홍문종(前 국회의원), 정찬민(前 국회의원), 백원우(前 대통령실 민정비서관), 하영제(前 국회의원), 형현기(前 대통령실 행정관), 윤미향(前 국회의원), 최강욱(前 국회의원), 유진섭(前 정읍시장), 박우량(前 신안군수), 이용구(前 법무부 차관), 조희연(前 서울시 교육감), 한만중(前 서울시교육청 비서실장), 정경심(前 동양대 교수), 심학봉(前 국회의원), 송광호(前 국회의원), 윤건영(現 국회의원), 은수미(前 성남시장), 송도근(前 사천시장), 이제학(前 양천구청장), 김종천(前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신미숙(前 대통령실 균형인사비서관), 김은경(前 환경부 장관), 문형표(前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前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황희석(前 법무부 인권국장), 노환중(前 부산의료원장)
◇경제인=최신원(前 SK네트웍스 회장), 최지성(前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前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前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前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 현재현(前 동양그룹 회장), 박인규(前 대구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