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반세기 동안 문을 닫았던 산골학교가 인문학의 터전으로 되살아났다.
횡성군과 태기·청태산 생태관광지역협의체(위원장:한경환)는 12일 해발 1,200미터 태기산 자락에 위치한 둔내면 태기분교 터에서 '하늘아래 첫 학교 태기분교 입학식'을 갖고 본격적인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태기분교는 지난 1965년 10월 봉덕초 태기분교로 개교해 1976년 교육시설 통폐합으로 문을 닫을 때까지 당시 화전민촌 아이들 100여명이 다니던 학교였다. 하지만 폐교 후 반세기 넘게 방치되며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졌다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인문학 터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
태기분교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은 성인과 청소년이 함께하며 문학평론가, 그림책 연구가, 민요 전수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역사·인문 수업, 음악·미술 등 예술 창작 활동, 소규모 전시회 등을 진행한다. 또 참가자들은 교육 기간 태기산 일대의 자연과 유적지를 탐방하게 시간도 갖는다. 교육은 태기분교와 태성도서관을 중심으로 오는 10월2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총 10회차에 걸쳐 운영된다.


이날 입학식에서는 태기분교 개교 당시 부임했던 이명순 초대교사에게 공로패 전달 및 명예교장 위촉식을 함께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한경환 위원장은 "태기분교 터는 지역의 자연과 역사, 각자의 삶이 어우러진 우리지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난 곳"이라며 "이번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잠들어 있는 태기분교가 인문학 실험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여 횡성의 문화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