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가 기나긴 무승의 사슬을 끊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광주FC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이
정경호 감독은 정예 멤버를 가동한 4-4-2 전술을 꺼냈다. 이지호와 김건희가 투톱을 이루고, 2선에는 김대원과 서민우, 이유현, 모재현이 배치됐다. 송준석-강투지-신민하-강준혁이 포백 라인을 구성했고, 골문은 박청효가 지켰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강원은 전반 20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광주 진영에서 유제호의 불완전한 클리어링을 강준혁이 놓치지 않고 공을 되찾았다. 이어 올린 문전 크로스를 이지호가 주세종과의 경합을 이겨내며 강력한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리드를 잡은 강원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66분에는 김대원의 돌파 과정에서 광주 진시우의 파울을 유도해 추가 이득을 챙겼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던 진시우는 누적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강원은 수적 우위 속에서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광주의 반격은 매서웠지만 강원의 뒷문은 견고했다. 후반 72분 신창무의 프리킥이 골문 구석을 향했으나 박청효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진 이강현의 슛도 조성권의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위에 그쳤다. 위기마다 빛난 수문장의 선방이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강원은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경호 감독은 “절실한 승리였다. 내용보다 결과를 가져와야 했던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간절함을 끝까지 보여줬다”며 “정신적으로 잘 준비했고, 투혼을 발휘하며 끝까지 버텨준 점이 고맙다. 이제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을 잘 준비해 더 큰 성과를 가져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단주인 김진태 도지사는 “사흘밖에 못쉬고도 고된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계속되는 코리아컵, 아챔까지 도민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9승8무10패(승점 35)를 기록한 강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HD(승점 34)를 제치고 7위로 도약했다. 리그와 코리아컵을 통틀어 7경기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특히 이번 시즌 정규 라운드에서만 광주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천적’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반등에 성공한 강원은 오는 27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전북 현대와 코리아컵 4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원정길을 떠나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좋은 기억이 있어 경기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 이날 승리시 강원은 구단 역사상 첫 코리아컵 결승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