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50대 A씨는 횡성에 있는 아들의 집에서 불을 지르려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 A씨는 아들 집 마당 데크에 휘발유를 뿌린 뒤 “네 엄마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여기 불 지르고 분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A씨 아내는 가정폭력으로 남편과 분리 조치돼 아들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A씨는 이번달 초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이별을 통보한 연인을 수십회 찔러 살해한 40대 B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동해의 한 노래주점에서 교제하던 종업웝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가정폭력이나 교제폭력, 또는 스토킹이 살인 등 강력사건으로 이어지고 있어 관계성 범죄에 대한 예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1월~7월 살인범죄(미수 포함) 사건 388건을 전수조사해 과거 신고 또는 수사 이력을 확인한 결과를 공개했다.
살인범죄 이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성폭력 등의 피해가 있었던 경우는 70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가정폭력이 39건(55.7%)으로 절반을 넘었고 교제폭력 18건(25.7%), 스토킹 9건(12.8%), 성폭력 3건(4.3%), 성매매 1건(1.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과거 이력이 있는 30건 중에서도 상당수는 보호조치가 있었지만 범행은 막지 못했다. 사전에 접근금지, 유치장 유치, 전자장치 부착 등 보호조치가 이뤄졌던 경우는 23건(76.7%)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특성상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다 비교적 빠르게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가정폭력, 교제폭력, 성폭력 등이 포함되는 강원지역 전체 폭력범죄 발생건수는 3,474건에 달했다.
이에 경찰은 관계성 범죄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가해자 주변에 기동순찰대를 배치하는 등 물리적 차단 조치를 확대하고 경찰 자체 판단에 따라 주거지 100m 이내 접근과 연락을 막는 ‘긴급응급조치’를 직권으로 명령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성 범죄에 대한 2차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해자 안전 확보를 위해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관계성 범죄 보복 시 가중처벌하는 법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