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시작한 지 59일 만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각종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29일 재판에 넘겼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는 건 김 여사가 첫 사례로,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의 구속 기한은 오는 31일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은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선거개입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등 3가지다.
이는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 중 특검팀 출범 전부터 수사가 비교적 많이 이뤄진 사건들이다.
그만큼 특검팀에서 재판에 넘길 수 있을 정도로 혐의를 규명하기가 수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속영장에도 이들 3개 혐의가 적시됐다.
구체적으로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가 있다.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받는다.
김 여사의 범죄수익은 총 10억3천만원으로 산정됐다. 특검팀은 기소와 함께 이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불법 수익은 몰수가 원칙이며 불가능할 경우 그만큼 추징한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구속된 이래 14일, 18일, 21일, 25일, 28일까지 총 5차례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받았으나 대부분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인 만큼 재판 단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는 이날 특검의 구속 기소 이후 변호인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며 “지금의 저는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마치 확정적인 사실처럼 매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또한 피하지 않고 잘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특검에선 진술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재판에는 최대한 성실히 출석해 특검의 주장에 반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향후 남은 의혹 수사를 위해 김 여사를 여러 차례 추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고가 장신구 등을 받고 각종 청탁을 들어줬다는 '매관매직 의혹'이 대표적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3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브로치 등 이른바 '나토 3종'으로 불리는 장신구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2022년 9월 윤 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인 서모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대가로 5천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특검법에 명시된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저이전 특혜 의혹 등 수사 대상이 남아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서 내란 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과 30일 소환 요구에 연이틀 불응하자 구치소에서 직접 체포해 조사실에 앉히려 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워 버티면서 한 차례 집행이 무산됐고, 지난 7일 물리력을 동원해 재차 시도했으나 완강히 저항하면서 또 실패했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 없이 바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