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내년도 영화 분야 예산안이 올해보다 669억원 증액되면서, 강원 영화계에도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6년도 영화 분야 예산안은 1,498억원으로 올해보다 669억원(80.8%) 늘어났다. 이 중 지역영화 관련 예산으로는 ‘국내외영화제 육성 지원’이 48억원(2025년 33억원)으로 확대 편성됐으며, ‘독립·예술영화 상영지원’이 18억원 규모로 신설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긴급 지원이 편성된 2022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대 규모다. 잇단 예산 삭감으로 고사 위기에 쳐했던 강원 영화계는 정부의 대규모 예산 증액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올해 도내 영화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지역 영화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2025 정동진독립영화제에는 사흘간 총 2만7,256명이 방문하며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열린 원주옥상영화제에는 1,457명이 다녀갔는데 2020년 (564명) 이후 네 배 가까운 상승세다. 지난 6월 열린 춘천영화제의 경쟁 부문 좌석 점유율 역시 2023년 45%, 2024년 65%에 이어 올해 80%까지 늘어났다.
다만 전체 예산 중 대부분이 첨단기술 육성과 펀드 조성 등 분야에 집중되면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 위주의 강원 영화계까지 예산 증액의 훈풍이 미칠지 우려가 제기된다. 문체부는 내년 중예산영화의 제작지원을 100억원 증액해 2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하지만 대규모 제작사가 없는 도내에서 순 제작비 20억원 이상 80억원 미만의 중예산영화를 제작할 영화인은 거의 없어 제도의 효용을 체감하기 힘들다.
박주환 강원독립영화협회장은 “전체 예산이 증액되면 지역 영화계에까지 혜택이 미칠 수 있겠지만, 세분화된 지원 없이는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삭감된 지역영화 예산을 복구하는 데에서 나아가 지역의 신진 영화인들을 교육·양성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