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일보사와 율곡국학진흥원이 함께 마련한 제5기 무실재 아카데미 하반기 4번째 강연이 9일 열려 박록담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이 ‘우리 술에 취하다 각자무치(角者無齒)’를 주제로 특강이 펼쳐졌다.
박 소장은 “두주불사였던 아버지를 위해 술을 사드리다가 만들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생때부터 밀주를 만드는 어르신들께 술을 배운 것이 인연이 전통주의 세계에 입문했다”며 “기자 생활을 하며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전국을 다니며 가양주에 대한 실태조사와 기록을 했는데 모두133명의 스승을 만나 술빚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던중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된다. 2006년 우리 전통주의 세계시장 개척을 목표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전통주품평회에서 한국을 대표해 전세계 바이어와 각국 대사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내 놓은 술에 대해 외국인들이 “곰팡이 향이 난다. 이술은 썩었다”는 악평을 듣게 됐다. 당시 박소장은 “우리 전통주는 쌀과 누룩, 물로만 만드니 외국인들이 말하는 곰팡이향은 누룩의 향인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무 당황했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때부터 박 소장은 조선시대 술의 기록을 찾아 재연하기 시작했다.
박소장은 “일제시대를 거치며 술을 못빚게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각 집안의 가양주 만드는 법이 사라졌고 일본의 술만드는 법만이 남아 우리의 전통주로 둔갑해 있었다”며 “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기록에만 있던 하향주, 석탁주, 과하주 등 103종의 술을 빚었다. 만들고 보니 좋을 술에는 향기가 났다. 이제는 자신있게 세계에 우리 전통주를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박소장은 특강을 들은 무실재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과하주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 청량한 향과 맛이 났다. 청주였지만 맛있는 샴페인의 맛이 났다.
박소장은 “돈 안되는 술연구에 20여년을 매달렸고 이제는 조선시대 가양주를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브랜드화 해 박록담류 전통주 ‘물에 가둔 불’을 만들어냈다”며 “지금은 전통주를 만들고 기록화사업을 통해 지키며 시음과 풍류를 곁들인 행사로 전통주인구 확산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