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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꿈이 피어나는 특별한 미식 공간"…춘천 화동2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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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수변 먹거리복합문화공간 탄생
6인6색 청년 셰프 이색 메뉴 선보여
지역 농산물, 전통주 활용 레스토랑 눈길
축제, 공연 어우러진 전 세대 휴식 공간

◇하늘에서 바라본 화동2571. 의암호를 내려다보며 힐링을 즐길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청년 셰프들의 열정 가득한 음식과 활기찬 분위기로 충전할 수 있는 미식 명소가 탄생했다.

춘천시 근화동 의암호 수변에 지난 8월부터 새롭게 문을 연 '화동2571'이 그 곳이다. 화동2571은 먹거리복합문화공간을 콘셉트로 지어졌다. 호수와 나무, 잔디밭이 어우러진 2만㎡의 너른 부지에 아담한 건물들이 모여있다.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기고 수변 산책로를 따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이 곳은 춘천의 어떤 문화 공간과도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일몰 시간대 붉게 물든 호수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낭만 가득한 명소로 입소문이 기대된다. 춘천역에서 도보 5분 거리,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로 진입하는 춘천대교 오른쪽에 자리 잡아 관광객들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청년들의 꿈이 모이다=화동2571에서 '화동(和同)'은 지명인 근화동과 같은 음이자 '화합해 뜻을 모아 함께 이뤄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곳은 4개의 건물로 구성되는데 청년 창업가들의 현장 실습이 이뤄지는 키친2571,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음식을 파는 라토피아(La Topia), 방문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인 토피아가든, 예비창업자들의 교육이 이뤄지는 토피아엑스로 채워졌다.

특히 공유 주방 키친2571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진 6명의 청년 창업자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모두 춘천지역의 농산물과 먹거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메뉴들을 선보인다.

외식 창업의 문턱은 높다. 임대료와 보증금, 인테리어, 설비 등 고정 비용이 초기 단계부터 쌓이고 시장 검증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키친2571은 현실의 벽에 막힌 청년 셰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역 밀착형 창업 무대다.

키틴2571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알록달록한 색감의 인테리어는 청년 창업가들의 창의성을 닮았다. 오픈키친으로 설계돼 요리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춘천 화동2571 내 청년 창업 공유 주방 '키친2571'에 입점한 청년 셰프들

■6인6색 청년 셰프들=우선 '미솔랭'을 운영하는 박솔우 대표는 말레이시아와 미국에서 요리를 배운 이력이 있다. 그의 대표 메뉴인 '크리스마스 파스타'는 스페인 전통 요리 피데오를 자신 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훈연 파프리카 버터를 베이스로 한 오일 파스타는 한 입 맛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스모키한 향이 일품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무알콜 칵테일 '노을(SUN·SET)'이다. 해 질 녘 의암호에서 바라본 붉게 물든 하늘의 그 색감을 그대로 담아 만들었다. 칵테일을 마시면서 의암호의 노을을 즐기는 후기는 SNS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포코타코'의 이윤주 대표는 타코에 춘천을 대표하는 닭갈비와 감자, 토마토를 접목했다. 감자채전을 타코의 또띠아 대신 사용해 바삭한 식감을 살리고 춘천 닭갈비로 속을 채웠다. 이 대표는 몇 달 간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며 레시피를 개발한 끝에 지금의 메뉴를 만들어냈다. 춘천 닭갈비와 데리야끼 두 가지 맛으로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만족할 맛을 낸다.

'미트고로케'의 이민아 대표는 주부에서 창업가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감자를 베이스로 한 고로케 전문 브랜드인 미트고로케는 춘천 닭갈비 고로케, 치즈 감자 고로케, 새우 깻잎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닭갈비를 한 손에 들고 즐길 수 있는 핑거푸드 메뉴로 만들어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춘천 화동2571의 청년 창업 공유 주방 '키친2571'에서 판매되는 음식들

'메메밀'의 김세훈, 이윤희 대표는 메밀을 활용한 디저트를 만든다. 대표 메뉴인 닭갈비 미트파이는 물밤으로 식감을 살린 소고기와 돼지고기, 춘천식 닭갈비, 녹진한 크림치즈와 베이컨 필링을 100% 메밀가루로 만든 바삭한 파이 안에 담았다. 바나나브레드는 오리지널부터 치즈케이크, 캬라멜 등 다양한 맛으로 제공된다. 뉴욕 스타일의 루뱅쿠키도 모두 메밀가루로만 만들어진다.

'놀밥'의 고영훈 대표는 서울 성수동에서 일하다 춘천으로 돌아왔다. '정겨운 한식 놀이터'를 표방하는 놀밥은 불맛 스테이크 놀밥과 바싹제육 놀밥을 주력 메뉴로 한다. '또구뽀구'의 신현철 대표는 갓 구운 또띠아 위에 몬테리 잭 치즈, 콜비 잭 치즈, 한돈 등심, 구운 계란, 풍성한 토마토 다이스와 양파 슬라이스를 얹어 든든한 한끼 음식을 만들어낸다.

■지역 농산물의 화려한 변신=라토피아는 춘천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독창적인 플레이트 레스토랑이다. 특히 거대한 테라리움을 옮겨온 듯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이 곳의 메뉴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르 꼬르동 블루 오타와 출신의 메인셰프가 춘천의 새로운 맛을 선보이려 개발한 것들이다.

직접 구운 춘천 메밀 또띠아에 닭갈비, 간장수육, 부채살 스테이크, 스페어립 등을 다양한 야채와 함께 조합하거나, 직접 만든 대형 라비올리에 춘천 닭갈비를 채워 넣은 후 크림소스와 조합하는 등 춘천의 맛을 재해석했다.

춘천의 계절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도 눈길을 끈다. 춘천 토마토와 복숭아를 활용한 갈레트, 브라따 샐러드, 3색 스무디는 맛과 건강 모두를 잡았다. 또 라토피아는 춘천지역 전통주를 페어링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춘천 화동2571의 모습

■맛, 휴식, 문화 더한 공간=춘천시는 화동2571을 다양하게 채워나갈 계획이다. 축제, 플리마켓, 문화 공연 등을 더해 세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집에서 편안하게 화동2571의 특별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도록 배달 서비스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청년 미식 창업의 새로운 모델로서 기능도 강화한다. 입주 창업가들에게 매장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브랜딩 기법 교육, 마케팅 및 고객 관리, 메뉴 개발 컨설팅 등 종합적인 창업 서비스를 지원한다.

춘천시 관계자는 "화동2571을 청년 미식 창업의 랜드마크이자 자연과 어우러진 먹거리 기반 휴식 문화 공간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춘천의 미식 관광과 원도심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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