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17년만에 쓴 신화..강원FC, 중국 선화에 잡고 ACL 첫 승전보

창단 17년 만에 ACL 무대 데뷔전 치러
비 내린 춘천 홈서 선화 꺾고 2대1 승리
전반 막판 실점에도 꺾이지 않고 반격해
홍철 동점골·구본철 역전골 연이어 폭발

강원FC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를 얻었다.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스테이지 1차전 강원FC와 상하이선화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강원이 나르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신세희기자

강원FC가 창단 17년 만에 처음 밟은 아시아 무대에서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도민과 함께한 춘천 홈경기에서 강원은 비를 뚫고 아시아 정상급 팀을 쓰러뜨리며 구단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강원은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스테이지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명문 상하이 선화를 맞아 2대1로 승리했다. 전반 종료 직전 테이세이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홍철과 구본철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으며 아시아 무대 첫 승을 따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열기는 빗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매표소 앞은 이른 시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고 관중들은 구단 머플러와 깃발을 흔들며 선수단을 맞았다. 경기 전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ACLE 공식 앤섬이 울려 퍼지자 관중석 곳곳에서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함성은 더욱 커졌고, 원정석을 채운 200여명의 중국 응원단과 맞불 응원전도 펼쳐졌다.

초반 분위기는 강원의 것이었다. 전반 9분 홍철의 프리킥을 가브리엘이 밀어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아쉬웠다. 23분에는 구본철이 헤더로 떨궈준 공을 가브리엘이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수비에 막혔다. 33분 조현태가 세트피스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벗어났고, 44분 홍철의 프리킥 슛도 크로스바를 넘겼다. 기세는 강원이었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선화의 기습적인 세트피스가 이어졌고, 테세이라가 수비를 앞에 두고 날린 강력한 오른발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 내내 상대를 압도했던 강원은 0대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스테이지 1차전 강원FC와 상하이선화의 경기에서 강원의 홍철(33번)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신세희기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수도 찾아왔다. 정경호 감독은 교체 카드로 반전을 만들었다. 모재현, 김대원, 서민우가 투입되면서 공격 전개에 활기가 붙었고, 후반 54분 모재현의 움직임을 거쳐 구본철이 홍철에게 연결, 홍철이 왼발로 골망을 흔들며 동점을 만들었다.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스테이지 1차전 강원FC와 상하이선화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강원의 구본철(70번)이 나르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흐름을 탄 강원은 10분 뒤 역전까지 성공했다. 김대원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흐르자, 쇄도하던 구본철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스코어를 2대1로 바꿨다. 구본철은 1골 1도움으로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남은 시간 선화는 측면을 활용해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강원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골키퍼 이광연은 결정적인 선방으로 골문을 지켜냈고, 교체로 들어온 김건희도 수비 가담과 연계 플레이로 힘을 보탰다. 추가시간 6분까지 숨 막히는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강원은 끝내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홈 관중은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꿈에 그리던 ACLE 첫 승을 함께 만끽한 팬들은 박수를 보냈고, 선수들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들어 화답했다. 강원은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며 ‘하나 된 강원’의 힘을 입증했다.

구단주인 김진태 도지사는 “강원FC의 역사적인 아챔 첫골과 첫승! 정말 감격스럽다”며 “데뷔전을 멋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강원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경호 감독은 “창단 처음으로 치르는 ALCE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한 경기, 한 경기 한 단계, 한단계에 초점을 맞추겠다. 리그에선 파이널A가 목표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ACLE는 우리가 도전하는 입장이기에 올 한해 최대한 승수를 빨리 쌓고 연말을 지내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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