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달팽이의 걸음에도 계절은 오고, 삶은 여문다”

지소현 강원수필문학회장 신간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들’
AI로 문학 가능성 확장…‘장애를 희망으로 바꾸는 솔직함’

“상처를 펼치는 용기가 타인을 품는 날개가 될 때가 있다”

평창출신 지소현 강원수필문학회장이 수필집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들’을 펴냈다.

‘나를 찾아서’, ‘생존의 현장’, ‘보이지 않는 사슬’, ‘우울한 날들’, ‘그래도 살다 보면’ 등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 존재를 성찰하고 문학의 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담았다.

여덟 살 무렵 다리를 쓰지 못해 ‘앉은뱅이’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동물적인 두려움을 느꼈다는 지 수필가. 그는 이번 책에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여성 장애인으로 살아온 삶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평등과 복지를 외치는 사회에서 마주한 차가운 시선, 닫힌 마음, 권력 앞에서 휘둘리는 부당함, 장애인의 노동 착취와 차별, 성폭력의 그림자까지. 그는 고통의 현장을 써 내려가며 동시에 상처를 어루만지는 길을 모색했다.

이번 수필집은 자전적 기록뿐 아니라 고라니 ‘절룩이’, 거북이 ‘절뚝이’ 같은 동물 캐릭터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처와 치유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우화 속 상징들은 사회를 향한 따뜻한 메시지로 이어져 눈길을 끈다. 각 편 끝에는 ‘공감의 장’과 짧은 에필로그가 더해져 독자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 마련돼 위로를 전한다.

책은 상처와 회복을 잇는 영혼의 다리이자 독자와 함께 걷는 치유의 여정이다. 몸의 불편함보다 더 아팠던 세상의 시선을 기록하면서 다름을 이해의 통로로 바꿔내는 지소현 수필가의 성찰을 담아냈다.

지소현 수필가는 “나의 이야기가 세상 어디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약이 되길 바라면서 세상에 내놓았다”며 “누군가에겐 익숙하고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도 있는 진실이기에 숨겨왔던 부끄러움과 고통,그리고 세상의 냉혹함을 뱉어낸 언어들이 활활 타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좋은땅 刊. 220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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