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시민들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현수막을 게재한 데 대해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경위를 확인해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그런 태도와 비아냥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한수원 월성본부가 제작해서 경주 시내 여러곳에 설치한 현수막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특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라는 문구는 너무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민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수원 월성본부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시행령 발표를 앞두고 반대 여론이 심각해지자 지역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관련 현수막을 제작해 내걸었으나 두 시간여 만에 철거했다.
월성본부 관계자는 "방폐장법과는 무관하게 홍보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었으나 내용과 장소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두 시간 만에 철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최근 월성본부의 월성원전 2호기에서 중수가 누설되는 사고가 발생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안전위는 한수원으로부터 지난 19일 오전 4시 30분경 월성 2호기 감속재 정화계통에서 중수가 누설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감속재 정화계통은 원자로 감속재로 쓰는 중수에서 생기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부위다. 중수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 분자의 결합을 통해 만든 인공적인 물이다.

한수원은 5시 16분 원안위 월성원전지역사무소에 보고했으며 지역사무소는 5시 50분 현장에 도착해 점검에 착수했다.
보고에 따르면 한수원은 중수 누설이 확인된 후 관련 펌프를 정지시켜 누설 차단 조치를 수행했다.
누설된 중수는 원자로 보조건물 격실과 내부 집수조에 수집된 상태로 외부로는 누출되지 않았다고 한수원은 보고했다.
낮 12시 기준 누설량은 약 265㎏으로 한수원은 추후 정확한 누설량을 산정해 재보고 하기로 했다.
월성 2호기는 지난 1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원자로가 정지된 상태다.
원안위는 원전 외부 방사능 관련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지역사무소에서 현장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