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도박 범죄소년 1년 새 7배 급증…상담도 늘어

강원도서 2024년 형사 입건된 도박 소년 15명
방송 크리에이터 영상 시청 후 도박 사이트 가입
해외축구 승무패 베팅해 거금 획득 후 중독의 길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불법도박이 청소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 도박범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예방 교육과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10대 학생 A군은 올 초 불법 도박을 중계하는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고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했다. 2분의1 확률을 놓고 돈을 거는 ‘사다리’ 게임을 수십 차례 하다가 부모님께 모바일뱅킹 계좌이체 기록이 들통이 나고 나서야 멈췄다.

도내 고교 2학년생 B군은 친구의 유혹에 휘말려 불법 스포츠토토를 시작했다. B군은 ‘해외축구 경기 승무패’에 1만원을 베팅해 17만원을 획득한 이후 중독의 길로 들어섰다. B군은 스스로의 절제력을 믿었으나 끝내 50만원 이상을 탕진한 후 도박중독관리센터를 찾아 재발 방지를 위해 심리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2024 청소년 도박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지역 청소년의 도박권유 경험은 28.4%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도박 홍보물 노출 경험도 역시 56.3%로 전국 평균 53.6%를 넘었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손쉬운 권유가 불법 행위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형사 입건된 도박 범죄소년은 2021년 4명에서 2024년 15명으로 급증했다. 올 6월까지도 7명이나 적발됐다.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은 청소년도 2020년 24명에서 2023년 77명으로 4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중독성 질환’인 도박을 접하는 청소년이 많아지고 참여 시기가 빨라지며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일부 청소년들이 도박을 단순한 게임처럼 인식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온라인 불법도박에 쉽게 노출되는 현실을 고려해 예방부터 상담·치유·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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