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철강 트레이딩 전문기업인 태화홀딩스가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조용히 이어오며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의 성장 기반을 지역에서 찾고, 그 이익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순환 구조를 경영 철학으로 삼은 태화홀딩스의 강나연 회장은, 수년간 일관된 태도로 이 철학을 실천해 오고 있다.
올 1월 태화홀딩스는 삼척시 도계노인복지관에 3,000만 원의 후원금을 기탁했다. 기부 자체가 새로운 일은 아니었지만, 지역 복지관 운영진은 이 지원이 단순한 금액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필요를 분석하고, 직접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밝고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작게나마 함께하고 싶었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폐광지역 순직 산업전사 유가족협회에도 1,000만 원을 후원했고, 그보다 앞선 2023년 12월에는 차량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강원도의 산업 기반을 함께해 온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지원의 손길을 확장하려는 의도였다.

기부는 특정한 계기나 대상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장애인 단체부터 노인복지시설, 협동조합에 이르기까지 수혜 기관은 다양했다. 같은 달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동해지회에 3,000만 원을, 정선노인복지센터와 묵호노인종합복지관, 사회적협동조합 작은빛 등에는 각각 1,000만 원을 전달했다. 후원은 단발로 끝나지 않는다. 원주지적자립센터에는 2022년 5월부터 매월 기부금을 보내고 있으며, 지금까지 끊기지 않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는 스위스관 운영에 후원사로 참여해 글로벌 행사 속에서 지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강 회장은 때때로 기부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된다. 지난해 그는 지난해 그는 자신의 아들을 포함한 학부모·학생들과 함께 춘천의 무료급식소 ‘자비의 집’을 찾았다. “아이들이 나눔을 책이 아니라 손으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랐다”는 그의 말처럼, 직접 배식 봉사에 나섰고 어르신들과 나란히 식사를 나누며 짧은 안부를 전했다. 그날 그가 보여준 모습은 화려한 자선행사에서 볼 수 있는 ‘상징적 사진’과는 다른 종류의 풍경이었다.
강 회장은 “기업의 존재 이유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있다”는 말을 자주 반복한다. 그의 기부철학은 보여주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시선을 끄는 대신 오래 남을 방식을 택한 것이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분명한 태도가 있다. 강 회장은 홍보를 위한 대외 활동도 없이 조용히 이 일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공헌이 기업의 미덕이기보다, 기본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작게라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겠다”는 그의 말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또 다른 후원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